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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km 블랙 아이스 통과 실험…모두 인지 못 했다"

<앵커>

도로 위에 낀 살얼음, 블랙 아이스는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운전하면서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미끄러지는 것이고 일반 사고에 비해 치사율도 훨씬 높은데, 대처 방법은 없는지 손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를 달리던 트럭 1대가 갑자기 휘청거리더니 인도에 부딪히고, 뒤따르던 차량은 팽이처럼 한 바퀴 돌다가 겨우 멈춰 섭니다.

아스팔트 위 살얼음인 '블랙 아이스'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서울의 한 터널, 해가 닿지 않는 출입구 쪽은 온통 그늘입니다.

터널 출입구에 와봤습니다.

밤사이 내렸던 눈이 모두 녹아서 통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도로 표면에는 아직 습기가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밤이 되면 블랙 아이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블랙 아이스가 위험한 것은 사전에 분간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수범/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대부분은 (블랙 아이스를) 인지할 수가 없습니다. 색깔도 까맣죠. 블랙 아이스를 지나가는 순간에 갑자기 이상한 걸 느끼게 되면 급 핸들 조작이나 브레이크나 뭐 이런 걸 밟다 보니까….]

실제로 과거 블랙 아이스 위를 시속 30km로 통과하도록 하는 실험을 해봤더니 운전자들 모두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진호균/블랙 아이스 실험 참가자 (2019년 12월) : (여기서는 딱히 (블랙 아이스를) 보신 건 없으세요?) 네. 사실 없어요. (안 보이셨어요?) 네, 안 보였어요.]

운전자가 속도도 낮추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는 사고이다 보니, 지난 5년간 블랙 아이스를 포함한 결빙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100건당 2.47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교통사고와 비교하면 1.5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블랙 아이스와 맞닥뜨렸을 때 브레이크를 급히 밟는 것은 금물입니다.

[이성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할 때 대부분 당황해서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는데요. 그런 것보다는 브레이크를 짧게 끊어서 밟을 필요가 있고요.]

또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같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는 것이 자세 제어에 유리합니다.

아울러 터널이나 다리 주변, 통행량이 적은 도로는 겨울철 결빙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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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태훈·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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