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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따지다가…불에 약한 '아크릴'로 만든 방음터널

<앵커>

어제(29일) 말씀드린 대로 사고가 난 방음터널은 불에 잘 타는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터널 안에는 화염과 검은 연기가 빠르게 번졌고, 그래서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불에 잘 타는 소재를 쓸 수 있게 한 건지, 제도적으로 바꿔야 할 건 없는지, 이 부분은 김지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부간선도로 금하지하차도 인근.

길이 420m에 달하는 방음터널이 합류 구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긴 방음터널은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 이렇게 잘 휘어지고 불이 잘 붙는 플라스틱 소재로 돼 있습니다.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전국의 방음터널은 민자고속도로에 25곳, 국도에 9곳 등 총 55곳입니다.

터널형 방음판에는 보통 일명 아크릴로 불리는 PMMA, PC라 불리는 폴리카보네이트, 그리고 강화유리 이렇게 3가지 가운데 하나가 쓰입니다.

어제 불이 났던 방음터널에 활용된 소재는 PMMA인데, 가장 화재에 취약합니다.

도로교통연구원의 지난 2018년 터널형 방음시설 화재 안전 보고서입니다.

3가지 자재를 약 13분 동안 가열했더니 강화유리는 실험이 끝날 때까지 멀쩡했던 반면, PMMA는 모든 재료가 불에 타 떨어졌고 심지어 바닥에서 2차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PMMA 소재를 방음터널에 사용하기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최돈묵/가천대학교 설비소방공학과 교수 : 플라스틱 물질이기 때문에 쉽게 연소가 되고 그러면서 연기라든가 또는 유독 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인명 피해라든가 이쪽에 문제가 많이 되는 거죠.]

이런데도 아크릴 자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강화 유리에 비해 빛 투과율이 높고 미관을 해치지 않는 데다 결정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정부 관리 방음터널 중에서도 PMMA 소재를 사용한 곳은 어제 터널 등 6곳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태훈,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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