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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 싶어 불빛만 보고 뛰었다"…부상자가 전한 당시

<앵커>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갑자기 폭발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합니다. 차 안에 있기가 힘들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고 그래서 바깥을 향해 무조건 뛰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기자>

불씨가 비처럼 쏟아지던 터널 안.

일을 마치고 동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조남석 씨가 갇혔습니다.

갑자기 차 앞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조남석/부상자 : 좀 들어갔다가 조금 있으니까 빵하고 터지는 거예요. 그 안에서 연기가 이제 막 새카맣게 이제 나오고.]

차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려 했지만, 견디지 못할 정도로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조남석/부상자 : 차가 뜨거우니까 어차피 거기 있으면 죽을 것 같아서 빨리 나가자고 해가지고 같이 나왔죠.]

차에서 내린 뒤 터널 입구 쪽으로 뛰어나가려 했지만,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줄지어 멈춰 선 차들의 비상등에 의지해, 손을 휘저으며 수백 미터 거리를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조남석/부상자 : 차들이 있으니까 새까마니까 그냥 차 깜빡깜빡하는 것만 보고 그만 휘저어서….]

정신없이 길을 찾다 보니 동료와 헤어져, 생사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조남석/부상자 : 맨정신이 아니니까 뜨거우니까 불빛만 보고 뛰어다니면서 왔으니까 나중에 이제 정신 차리고 나오고 보면 뒤에 쳐다보니까 안 보이는 거야.]

뜨거운 터널 내부를 코와 입을 막고 달린 탓에 손에는 화상이 생겼습니다.

[조남석/부상자 : 손이 다 익었지. 마스크 손으로 막고, 손 하나로 그냥 뒤집어쓰고.]

부상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는 조 씨를 포함해 모두 귀가했습니다.

경찰은 사망자 5명의 경우,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춘배, 화면제공 : 시청자 오현경·이훈성·서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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