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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밤 11시에야 심각성을…'총체적 뒷북' 담긴 상황 보고서

<앵커>

이렇게 보고가 늦어지면서 경찰 지휘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했고, 이 때문에 현장 대응 역시 재빨리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당시 상황 보고서를 보면, 경찰이 심각함을 느끼고 구체적 조치에 들어간 건 토요일 밤 11시부터였습니다.

손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SBS 취재진이 입수한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의 상황 보고서입니다.

경찰에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이 들어온 건 최초 신고 3분 뒤인 밤 10시 18분.

그로부터 2분 뒤인 10시 20분, 용산경찰서장은 운집된 인파를 분산하라며 이태원 근처 차량 통제와 안전사고 예방을 지시했습니다.

사고는 이미 발생했는데, 발생 5분 뒤에야 경찰서장의 인파 분산과 사고 예방조치 지시가 내려간 겁니다.

그 뒤로 40분 동안 타 경찰서 지원 요청 같은 다른 지시는 문서에 기록된 게 없습니다.

밤 11시에야 '30여 명이 의식이 없어 소방, 경찰, 일반 시민이 CPR중이다'는 상황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5분 뒤 상황실은 소방당국에 구급차를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이태원에는 인파와 차량이 뒤섞여 구급차의 현장 진입도 어려웠습니다.

자정에서야 용산경찰서장은 구급차의 통행로 확보를 지시했습니다.

이로부터 20분 후에는 현장에 배치되지 않았던 기동대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용산경찰서장의 경찰서 전 직원 비상소집 지시는 그 뒤 0시 45분이었습니다.

첫 신고가 들어온 지 28분 만에 대응 단계를 격상하고 빠르게 조치한 소방당국과 달리 경찰력 확대 투입 등 대응 조치가 제때 되지 않은 겁니다.

당시 경찰 지휘부의 부실한 대처 의혹은 수사와 감찰을 통해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강경범·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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