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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명 태우고 고꾸라진 여객기…"공포의 1시간, 아수라장"

<앵커>

어젯(23일)밤 필리핀 세부 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멈추지 못하고 지면과 충돌했습니다. 동체 앞부분이 크게 부서졌는데, 당시 현지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두 차례 착륙 시도에 실패했고, 세 번째 비상착륙에서 활주로를 벗어난 겁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기내에 있던 170여 명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먼저 문준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캄캄한 어둠 속에 여객기가 공항 잔디밭에 고꾸라졌습니다.

승객들은 손전등에 의지한 채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빠져나옵니다.

현지 시간 어젯밤 11시 10분쯤, 인천을 출발해 필리핀 세부로 향한 대한항공 여객기는 세부 막탄 공항에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났습니다.

착륙 당시 세부에는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현지 교민 : 밤 9시 반 정도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도로 침수가 엄청 많이 됐어요. 운전하는 것도 거의 앞이 안 보일 정도였거든요.]

[사고 여객기 탑승객 : 세부 공항에 처음에 도착할 때부터 번개가 엄청 많이 치더라고요. 저는 그게 조명인 줄 알았는데.]

첫 번째 착륙 시도가 이뤄진 것은 밤 10시 10분쯤.

비상 착륙 1시간 전입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 : 처음에 랜딩(착륙)을 하실 때에는 활주로가 보이자마자 바로 '고 어라운드'(복행)를 하신 거 같아요.]

두 번째 시도 때는 바퀴가 활주로에 닿았지만 착륙에는 실패했습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 : 뒷바퀴가 닿았는데 약간 '쿵' 하고 닿았어요. 닿자마자 '고 어라운드'(복행)를 또 하시더라고요.]

이후 수십 분간 공항 주변을 맴돌다 비상착륙을 준비하라는 방송이 나오자 기내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 : 승무원분들이 '머리 숙여', '뭐 해', '뭐 해' 계속 소리를 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이게 실제상황이구나, 우는 사람도 있었고.]

세 번째 시도 끝에 착륙에는 성공했지만,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벗어났고 동체가 크게 파손됐습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 : (활주로에서) 계속 속도가 안 줄고 쭉 밀려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멈출 때 좀 충격이 있었어요.]

탑승했던 162명의 승객과 11명의 승무원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막탄 공항은 사고 수습을 위해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1시까지 폐쇄됩니다.

국토교통부 감독관과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등 총 5명은 대한항공 임직원들과 함께 잠시 뒤 필리핀 현지에 도착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CG : 반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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