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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없어요"…인력난에 시달리는 소아과

<앵커>

해마다 1,500명 넘는 소아 청소년이 암에 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치료할 의사는 전국을 통틀어 70명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소아암 의사가 아예 없거나 한두 명뿐인 시도가 적지 않은 건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걸로 보입니다. 

박병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광주에서 태어난 로희.

인근 대학병원에서 뇌종양 진단을 받았는데 수술은 서울에서 받아야 했습니다.

[허혜림/소아암 환아 어머니 : 자기들이 좀 (수술)하기에는 너무 아기도 어리고, 그리고 어렵다, 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치료나 검사를 위해 매주 광주에서 서울까지 오가기가 불가능해 세종시 시댁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에 큰일이 생겼습니다.

[허혜림/소아암 환아 어머니 : 저녁에 갑자기 로희가 열이 나서 (세종시) 근처에 있는 ○○병원을 갔어요. 거기는 이제 혈액 종양 분과가 아예 없다고 해서 조금 큰 병원이 있어서 그쪽으로 또 갔어요, 응급실을. 그랬더니 거기에서는, 이 정도 아이를 치료할 소아과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새벽 2시에 서울까지 내달려야 했습니다.

[허혜림/소아암 환아 어머니 : 계속 후회를 하는 게, 바로 그냥 여기를 올 걸, 더 한 번 느꼈던 것 같아요, 지방의 설움을.]

지난해 말,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예솔이.

온몸에 반점이 생겨 경남의 큰 병원 여러 과를 다니며 원인을 찾던 중 지난 설 연휴에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이맑은하늘/소아암 환아 어머니 : 분수처럼 토하고, 눈동자까지 노래졌는데 이제 설 연휴 시작되는 즈음에 응급실에 가게 되었는데 왜 저보고 이제 왔느냐고 하시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치료할 의사가 없었습니다.

[이맑은하늘/소아암 환아 어머니 : 연휴라서 교수님들도 안 계시고 그래서 이제 당장 큰 병원으로 가셔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응급차에 태워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내달려 목숨을 구했는데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었습니다.

해마다 소아 청소년 1,500명 이상이 암에 걸리는데 소아암 전문의는 68명이 전부입니다.

서울을 제외한 각 시도에는 많아야 네댓 명, 강원과 경북, 세종시에는 아예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아 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해마다 떨어져 올해엔 30%도 안 된다는 겁니다.

[김지홍/대한소아청소년과 학회 이사장 : 인력 공백이 전공의 70%가 생겨버린 건데 전국에 (소아) 응급실에서 지금 제대로 24시간을 다 돌 수 있는 병원이 40% 전후라고 보시면 됩니다.]

소아 청소년 의료 시스템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 정부와 의료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VJ : 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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