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외로움 전성시대] ① 모두가 외로운 사회…한국인의 외로움 지수는?

이 기사 어때요?
"김치를 통에 담는다. 혼자 살면 김치를 많이 먹게 된다"

한 40대 독신 남성이 사온 김치 봉지를 뜯어 반찬통에 담고, 밥을 차려서 먹은 뒤 이불을 덮고 자는 이 8분 남짓한 영상은 조회수 100만 회가 넘습니다.

반응은 다양합니다.

"혼자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결혼 장려 유튜브다" 그의 실제 삶이 궁금했습니다.

김혜민 기자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청엽/'독거노총각' 채널 운영자
안녕하세요.

이청엽/'독거노총각' 채널 운영자
심심하고 무료하고 외로움도 많이 느껴지고 //취미 삼아 내가 살아가는 걸 찍고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구독자도 1년 동안 한 80~100명 밖에 안 됐거든요.
혼자 살아가는 일상을 찍었는데 그게 반응이 좋아서 그렇게 계속 찍게 됐습니다.

외로움의 정도를 알 수 있는 UCLA '외로움 척도'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김혜민 기자
외로움이 저단계, 중등도, 중고도, 고단계 있거든요. 그중에서 '중고도' 단계에 해당이 된대요. 높으신 편이죠.

이청엽/'독거노총각' 채널 운영자
(기간제) 일을 어느 기간 되면 마치거든요. 주로 겨울 기간에... 마음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춥고 이러다 보니까 외로움을 많이 느끼죠. 2,30대 때는 엄마, 아버지가 계실 때는 잘 몰랐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많이 나이 드시고 이렇게 혼자 독립하면서 살아가보니까 //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굉장히 좀 외로움 거죠.

(어떻게 이 외로움을 극복하는지 궁금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고 그냥 받아들여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유튜브를 열심히 하거든요. 외로움이 와도 유튜브 촬영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잊게 되기 때문에...

이청엽/'독거노총각' 채널 운영자
댓글에 그런게 있더라고요 "형님 유튜브를 보면서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나는 그래도 형님보다는 낫다" "이 형님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우리도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 아마 그런 심리도 있을 겁니다.

또 다른 1인 가구 유튜버를 만났습니다.

김승현/'고독한갯츠비' 채널 운영자
제가 좀 뜬금없이 브이로그를 한 번 찍었는데 그 영상 제목이 '130만 원짜리 월세 사는 30대 싱글남'의 하루였어요. 반응이 되게 좋았거든요.

김승현/'고독한갯츠비' 채널 운영자
(댓글이) 일단은 염려와 걱정이 많죠. 형 제발 여자 좀 만나. 역으로 나도 저렇게 여자도 안 만나고 운동만 하고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다. 주로 유부남들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외로움 척도 측정 결과는 중등도 단계.

김승현/'고독한갯츠비' 채널 운영자
당연히 외롭다고 느낄 때도 있는데 외로움을 좀 덜 타는 성격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에게도 외로웠던 기억은 있습니다.

김승현/'고독한갯츠비' 채널 운영자
서울에 있을 때는 전 집이 되게 중요한 사람인데 집에 가면 무서운 거예요. 우울해지고 구석 보면 막 좁고 답답하고 환기도 안 되고 빛도 잘 안들어오고... 40대 넘어가고 나이가 찼을 때도 혼자면 특히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아프잖아요. 제가 최근에 아팠을 때도 덜컥 겁이 났기 때문에 아마 40대 넘어가고 50대 쯤 아팠을 때 정말 많이 무서울 것 같아요.

1인 가구 유튜버에 공감을 느끼고 이들을 소비하는 수많은 한국인들.

이런 한국인은 얼마나 외로울까요?
한 여론조사 업체가 우리 국민 5천 명에게 '외로움'에 대해 물은 설문 조사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80점 만점의 UCLA 외로움 지수는 저단계, 중등도, 중고도, 고단계로 나뉘는데, 점수가 높을 수록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는 의밉니다.

한국인들은 평균 43.94점.

중등도 외로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10명 중 3명은 중고도 이상의 심각한 외로움 단계였습니다.

가장 외로운 사람들은, 지방에 혼자 사는 50대 이상의 중고령층이었습니다.

서울만 따로 떼놓고도 보겠습니다.

예상을 깨고, 사회 활동이 왕성한 3,40대가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혜민 / 여론조사업체 PMI 이사
똑같은 걸 관통하고 있는 건 어쨌든 1인 가구, 혼자 살고 또는 가족의 존재가 별로 없는 옆에 곁에 있지 않은 집단이 그렇다라는 얘기... 외로움 경감에 있어서는 가족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것이 확인이 됐습니다.

서울 자치구 중엔 종로구와 중구가 외로움 점수가 제일 높았는데, 1인 가구가 많은 자치구와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이렇게 외로움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혜민 / 여론조사업체 PMI 이사
외로움 자체가 정신 건강이나 자살 의향에도 그럼 어떤 관련이 좀 있을까라고 봤을 때 굉장히 높다라는 게 보여지는 게 지금 외로움을 느낀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27.8%인데 그 중에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게 거의 한 34.3%나 됐던 거죠. 행복감, 일에 대한 가치, 걱정, 우울감 이런 것들을 저희가 다 물어봤거든요. 거기하고 상관관계를 돌려봐도 굉장히 높게 연관이 높은 걸로...

김승현/'고독한갯츠비' 채널 운영자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 더 건강한 삶이 맞는 거 같아요. 다만 그렇지 못한 분들에 대한 너무 차가운 시선을 거두어 주신다면 그분들도 // 함께하는 삶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거죠. 1인 가구에 대한 편견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청엽/'독거노총각' 채널 운영자
제가 살아가는 게 옳다, 정답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고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거죠. 

(다음 외로움 전성시대 2편에서는, 이런 외로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들을 짚어보겠습니다.)

https://psytests.org/interpersonal/uclav3en-run.html  
'외로움 지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영문 사이트입니다. 정확한 한국 번역본은 현재 준비 중이고 다음주 2편과 함께 오픈하겠습니다. 

(취재 : 김혜민, 영상취재: 홍종수, 편집 : 홍경실, CG : 서현중·전해리, 작가 : 이미선·김채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