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대교 붕괴, 러시아에 실질적 큰 타격 줬다"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중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8일(현지시간) 폭발로 일부 파괴된 것은 러시아 측에 실질과 상징 양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군사보급로이기 때문에 이 다리가 없으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일부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중인 러시아군이 보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겁니다.

가디언은 이 다리가 크림에 대한 러시아의 핵심 보급로였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점령했다가 최근 밀려나고 있는 다른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 대한 보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 대한 보급을 지속하는 경로가 크림대교와 크림반도를 통하는 철도와 도로만 있는 것은 아니며, 다른 지역의 철도나 해로, 항공편 등도 있습니다.

다만 안전성, 신뢰성, 수송 용량 등에서 상당한 격차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이 다리를 통한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능력에 심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CNN은 이번 폭발이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푸틴 대통령이 현재 보여 주고 있는 '나쁜 결정을 내리는 재능'을 거드는 것"이 계획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비꼬았습니다.

이번 폭발에 따른 통행 중단 탓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에 관한 전략적 결정들을 내릴 때 그 시점을 예전보다 몇 주간 앞당겨야만 하는 상황, 즉 정보와 전황을 반영해 전쟁에 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빨리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공격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체면을 유지하고 러시아 내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강한 보복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관측도 있습니다.

CNN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현재 러시아 내에서 푸틴의 입장이 2000년 집권 이래 가장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푸틴이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판을 더욱 키울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시도나 푸틴 정권 자체가 '완전한 붕괴'를 맞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