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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음식 다 버려"…대피소에서 맞는 추석

<앵커>

추석을 맞아서 고향에 가거나 또 여행 떠날 생각에 설레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번 명절이 어느 때보다 힘들고 또 슬픈 이웃들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태풍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또 보금자리를 잃고 임시 거처에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경북 포항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신정은 기자, 포항 지역 주민들 정말 상심이 정말 클 텐데, 지금 있는 곳이 임시로 이재민분들이 지내는 곳인가요?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경북 포항 대송면입니다.

지대가 낮아서 침수 피해가 컸던 곳인데, 지금은 내부에서 촬영이 어렵지만, 이곳을 임시 대피소로 쓰고 있는 이재민들은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강필남/이재민 : 집이 지금 청소하고 있잖아, 다. 집에 가지 못해도 내가 억지로 견뎌야지.]

[윤태완/이재민 가족 : 엄두도 못 내죠. 추석은. 추석은 꿈도 못 꾸고. 한 두 집도 아니고 마을 전체가 물에 다 잠겨버렸으니까. 그저 뭐 빨리 복구되는 방법밖에 없죠.]

포항 지역에는 이재민 1천여 명이 발생해 77곳의 대피소가 마련됐습니다.

<앵커>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신정은 기자가 오늘 낮에 복구 작업 현장도 둘러봤는데, 그 내용도 같이 전해주시죠.

<기자>

저희 취재진이 그제(6일) 처음 왔었던 이곳 대송면을 오늘도 종일 돌아다니면서 취재를 했는데요, 태풍이 남긴 상흔이 여전히 가득했습니다. 영상으로 함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하천물이 범람해 아예 펄밭이 됐던 동네를 이틀 만에 다시 찾은 것입니다.

가재도구들이 흙탕물 범벅이 돼 골목에 가득 쌓였습니다.

특히 피해가 컸던 포항 대송면입니다.

지금 이곳 복지회관에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가 마련됐는데, 가는 길만 해도 수많은 침수 차량들이 이렇게 뒤엉켜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35개 텐트에서 쪽잠을 자고 낮에는 복구 작업에 나서는데, 언제쯤 집에서 지낼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서정원/이재민 : 나 같은 일도 못 하고 비실하니까 옳게 못 걷고 그런 사람만 여기 3명 있고 전부 다 집에 내려갔다고요. 자기 집에 (복구를) 거들려고.]

서정원 할아버지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 보니 온 가족이 집을 치우느라 바쁩니다.

[서동교/이재민 가족 : 장판 다 꺼내고 안에 펄 같은 건 다 치운 상태거든요. 매형하고 조카하고 어머님하고 저희 집사람하고….]

일손을 보탤 가족이 없으면 복구를 도울 사람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이석돌/이재민 : 와서 도와주는 거 그 이외엔 없죠. 다시 마무리해준다고 군인들이 말을 해서 와 있는 거예요.]

[꺼내야 되는 것들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다…. 어떤 거 꺼내면 될까요?]

추석에 차례를 지내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을 위해 준비했던 식재료도 전기가 끊겨 다 버리게 됐습니다.

[김덕순/이재민 : 생선도 사고 소고기, 문어도 사고. 머릿고기도 좀 사고. 어쩔 수 없이 다 버려야 하잖아요.]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최은진·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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