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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북상 코앞…수해 피해 지역들 대비는 아직도

<앵커>

겪어본 적 없는 태풍이 다가온다는 소식에 다들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비 때문에 피해가 컸던 곳은 더 긴장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복구가 잘 마무리돼서 이제는 괜찮은 것인지, 김혜민 기자가 피해 지역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2년 전 폭우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의 양정마을.

소들이 물에 떠다니다 주택 옥상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당시 완파된 주택은 15가구 중 5가구만 새 보금자리를 찾았고, 일부는 아직도 이동식 컨테이너에서 생활합니다.

[김보운/임시 컨테이너 거주 주민 : 집(컨테이너) 비워달라면 비워주려고 그래. 돈이 없어서 (집을) 못 사.]

수해 방지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구례군은 배수펌프장을 세우고, 하천을 정비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주민들은 속도도 느리고, 무슨 공사를 하는지 설명도 충분하지 못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호소합니다.

[전용주/구례 양정마을 이장 : 흙을 갖다가 채우고 마대 같은 걸 갖다 놨을 뿐이지 완벽한 수해 복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봐야죠.]

[김창승/구례군 수해피해주민대책위원회 대표 : 강과 하천의 그 연계 상황을 고려치 않고 지방 하천에 둑만 넓힌다는 것은 물그릇만 키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주민이 이해할 수 있게 방어 대책이 수립되고 해야 되는데….]

이에 대해 구례군은 충분하지 못한 예산과 주민들과 협의 절차 때문에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 동구의 초량 제1지하차도.

2020년 여름, 집중호우로 3명이 목숨을 잃은 곳입니다.

일단 지하차도 내부가 일정 수위 이상 잠기면 진입로가 차단되는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인, 빗물을 모아놓을 대용량 저수조를 만드는 작업은 공사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박해천/부산동구청 안전도시과장 : 부산시의회에서 동의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후) 저희들이 개선 계획을 (지하에 저류조가 묻히는) 시교육청에 제출하고 시교육청에서는 부산시의회 동의를 받아가지고….]

2016년 태풍 '차바'가 덮친 부산 해운대구의 마린시티.

큰 파도에 대비한 '가동식 차수벽' 건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시작도 안됐습니다.

[부산시청 담당자 : 중간에 주민들 설명회라든지 의견 수렴한다고 시간이 지연된 바가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정도에 설계가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해서 3년 6개월에서 4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2026년, 2027년 정도에?) 네네.]

[주진걸/동신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재해 시설물에 대한 투자가 좀 이루어져야 되는데 방제 시설물들은 실제로 그런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는 낭비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침수 피해가 빈번한 지역의 주민들.

수해 대책이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지면서 태풍이 다가올 때마다 편하게 잠을 청하지 못합니다.

[전용주/구례 양정마을 이장 : 큰 비가 오면 맥없이 하늘을 쳐다보고 한숨 쉬고… 강가를 또 많이 다녀요. 강물이 불어 올라오나 어쩌나 싶은 걱정이 되고...]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조윤진, CG : 서현중·성재은·전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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