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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지붕 위에 올라갔던 전남 구례, 지하차도가 침수된 부산, 파도가 덮쳤던 마린시티…지금은 안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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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철 폭우에 이어 태풍의 계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과거 폭우, 태풍으로 인명 사고나 큰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들, 지금은 안심할 수 있을 만큼 복구가 됐을까요? 2년 전 이례적인 폭우로 건물 2층까지 전부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의 양정마을.

당시 농장에서 키우던 소들이 물에 떠다니다 사람이 사는 집 옥상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2020.8.10 SBS 8뉴스
"전남 구례에서는 마을 한 곳에서만 폐사한 소가 이미 수백 마리가 넘습니다." 물에 잠겼던 처참했던 당시와는 달리, 현재는 대부분 복구된 모습입니다.

폭삭 주저 앉았다가 모두 허물고 새로 지은 주택입니다.

하지만 당시 무너진 집들이 모두 다 복구된 건 아닙니다.

전용주 / 구례 양정마을 이장
지금 완파된 15가구 중에 5가구가 지금 완공을 하고 자기들이 이제 집에 조금자를 사왔는데 그 나머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이동식 주택 거기에서 지금 머물고 있어요.

집터가 그대로 방치된 곳도 있고,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임시 컨테이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보운/컨테이너 거주 주민
(기약 없이 계속 여기 사셔야 되는 거예요?) 집(컨테이너) 비워 달라면 비워주려고 그래. 돈이 없어서 못 사.

재발 방지 작업은 얼만큼 진척됐을까?
구례군은 배수펌프장을 세우고, 하천을 정비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복구 작업 진행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주민들 입장에선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하기만 합니다.

전용주 / 구례 양정마을 이장
수해 복구라고는 해봐야 이제 시작했지 수해나기 이전 수준의 복구는 하나도 안돼 있어요. 흙을 갖다가 채우고 마대 같은 걸 갖다 놨을 뿐이지 완벽한 수해 복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봐야죠.

김창승 / 구례군 수해피해주민대책위원회 대표
근본적인 요인을 강과 하천의 그 연계 상황을 고려치 않고 지방 하천에 뚝만 넓힌다는 것은 물그릇만 키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100년 단위의 계획이 일단 수립됐더라도 주민의 의사를 물어야 되고 2020년에 그런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주민과 같이 가야 되고 주민이 이해할 수 있게 이렇게 방어 대책이 수립되고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고요.

이에 대해 구례군은 예산이 부족해서 단계적으로 작업이 이뤄지고 주민들과의 협의 때문에 지체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례군청 담당자
국가 예산이 많다면 한 번에 전국적으로 다 모든 사업을 하겠지만 그 소하천 같은 경우는 1년에 한 개 하천 정도 밖에 못 하는 그런 실정이에요. 봉서천 구간이 토지를 상반기 때 공사를 많이 못 했던 이유가 토지주들이 토지 보상을 안 받아가지고 자꾸 반대를 하셨어요.

2020.7.24 SBS 8뉴스
"특히 부산의 피해가 컸습니다. 시간당 83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3시간 만에 도심이 물바다로 변했고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3명이 숨졌습니다." 1966년 만들어진 부산 동구의 초량 제1지하차도는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침수됐습니다.

2020년 여름, 안타까운 세명의 목숨을 잃고서야 안전 대책이 마련됐습니다.

현재는 지하차도 내부가 일정 수위 이상 물에 잠기면, 진입로가 아예 차단됩니다.

또 CCTV 실시간 모니터링과 경고 방송, 경고 안내 문자도 나갑니다.

하지만 접근 차단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폭우가 쏟아질 때 빗물을 모아놓을 저수 용량을 확대해야 침수 자체가 안되는데, 이 대용량 저류조 설치를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공사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박해천 / 부산동구청 안전도시과장
마지막으로 부산시의회에서 동의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 절차를 거치게 되면 저희들이 개선 계획을 (지하에 저류조가 설치되는) 시교육청에 제출하고 시교육청에서는 부산시의회 동의를 받아가지고 저희들이 중앙부처에다가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로 신청을 하게 됩니다.

바다 바로 앞에 있어 태풍이 올 때마다 월파 피해를 보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2016년 10월 5일 8시 뉴스
"10m가 넘는 산더미만 한 파도가 해안도로를 덮칩니다. 운행 중이던 승용차들이 파도에 휩쓸려 이리저리 처박힙니다. 파도는 쉴새 없이 방파제와 방수벽을 넘어와 해안도로는 물론 초고층 건물 사이 도로까지 삼켰습니다." 바닷물에 잠긴 도로에서 물고기를 잡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태풍의 위협에선 완전히 안전하진 못합니다.

방파제를 짓겠다는 계획이 무산되고 '가동식 차수벽'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평소엔 누워 있다가 대형 파도가 예상될 때 일으켜 세우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완공 날짜는 예상보다 계속 늦춰지고 있고,

부산시청 담당자
아마 그게 그 시점에는 그렇게 계획을 했는데, 중간에 주민들 설명회라든지 의견 수렴한다고 시간이 지연된 바가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정도에 설계가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해서 3년 6개월에서 4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2026년, 2027년 정도에?) 네네.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진 않습니다.

마린시티 주민 그런데 이 동네 사람들은 차수벽은 별로 찬성을 안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이제 외관을 해칠 수 있어서?) 네 외관을 해칠 수 있어서요.

마린시티 주민 관광객들이 좀 보기가 좀 그럴 건데 이거(방파제)를 더 바깥 쪽으로 좀 더 넓히고 높이면 좋을텐데.

점점 더 강해지는 태풍,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폭우,

주진걸 / 동신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예전에는 (기상)이변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극한 사상들이, 호우 사상들이 일상적으로 발생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지구온난화라든지 이런 이상 기후로 인해서 점점 더 이런 극한 사상들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이 되고요.

재해 시설물에 대한 투자가 좀 이루어져야 되는데 방제 시설물들은 실제로 그런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는 낭비라고 우리가 생각하기 쉬워요.

최근 초강력 태풍이 또다시 한반도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침수 피해가 빈번한 지역 주민들은 언제쯤 편하게 잠을 이룰 수 있을까요.

전용주 / 구례 양정마을 이장
큰 비가 오면은 맥없이 하늘을 쳐다보고 한숨 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이제 강가를 또 많이 다녀요.

강물이 불어 올라온가 어쩐가 싶은 생각 걱정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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