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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은 경제위기일까…전문가 의견은 제각각

환율 1,300원은 경제위기일까…전문가 의견은 제각각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하면서, 과거 경제위기 때도 환율이 크게 올랐던 점을 떠올려 이번에도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립니다.

위기라고 보는 쪽은 현재의 환율이 고물가와 실물경기 둔화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고, 한국 경제와 기업 신뢰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외국인 자본도 빠져나가는 만큼 위기는 위기라는 겁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라 13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실물 경제의 둔화 조짐도 나타나, 지난 4월 생산·소비·투자는 2년 2개월 만에 동시에 감소했으며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두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경제 불황 속에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진행에 따른 실물 경기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경제와 기업의 신뢰도 등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점도 국가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이를 우려해 외국인 자본도 빠져나가고 있는 만큼 위기로 볼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반면 미국의 이례적 긴축 때문일 뿐 구조적 문제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엔화 등 다른 나라의 통화도 모두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인다는 겁니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24일 기준 8.4% 하락했는데, 원화 가치의 절하율은 같은 기간 일본(-14.6%), 영국(-9.0%) 등보다는 낮고 중국(-4.8%), 대만(-6.9%) 등보다는 높은 수치입니다.

수출 등 경기가 뚜렷하게 둔화 국면에 들어와 있지만 위기 국면까지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위기 국면을 맞는다는 건 이전 금융위기처럼 신용 관련 이벤트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건데, 은행의 건전성과 대기업 상황 등을 고려하면 연쇄적인 부도를 발생시킬 만한 요인이 커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도 비슷한 시각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IMF 위기 때는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미국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등시키다 보니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고물가·저성장을 극복할 정부의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아 재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느냐가 정부의 고민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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