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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 식량 위협 "경기 침체 방아쇠"

<앵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깨뜨린 러시아의 잘못된 판단은 세계 경제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전쟁의 여파로 기름값과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세계 경기 침체와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러시아의 돈줄을 죄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원유값은 급등했습니다.

전쟁 직전 1배럴당 100달러를 밑돌던 브렌트유 가격은 침공 직후에는 100달러를 넘어섰고, 침공 열흘 만에 120달러까지 돌파하면서 말 그대로 수직상승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한때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유럽연합 EU의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입 금지 결정이 이뤄졌던 지난달 말 다시 11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제 유가의 이러한 고공행진은 상품 생산과 물류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의 상승은 더 심각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옥한 흑토지대로 '유럽의 빵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씨 등이 풍부합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금 전쟁을 하고 있는 두 나라가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데요, 이번 전쟁으로 밀의 생산은 물론 수출까지 어려워지면서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은 1년 만에 무려 34%나 급등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부터 현재 크게 휘청이고 있는데요,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곧 아프리카의 굶주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식물성 기름은 46%, 육류도 17%나 급등했습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산 곡물 2천200만 톤의 수출길을 열어줄 것을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리즈 트러스/영국 외무장관 (지난달 26일) : 푸틴은 전 세계 최빈국의 빈곤과 배고픔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곡물에 대한 봉쇄를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제재를 먼저 풀어야 한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비슬리/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 우크라이나에선 4억 명분의 식량이 생산됩니다. 하지만, 수출해낼 수 없다면 글로벌 식량 위기는 곧 현실이 될 것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제때 제어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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