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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맞은 뒤 숨졌는데 "기저질환 탓이라고…"

<앵커>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을 맞고 숨졌다고 신고한 사람은 1천50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백신 때문이라고 인정된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한데, 특히 기저질환자의 경우 더욱 백신과의 인과성을 더 인정받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이준규 씨 어머니는 백신 2차 접종을 받은 다음다음 날 아침, 갑자기 이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준규/아들 : 약에 취한 사람 있잖아요. 취해서 어머니가 이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흔들었죠, 흔들어서 '엄마'….]

병원으로 옮기기까지 세 차례나 심정지가 오는 위기를 겪었는데, CT 촬영 등 검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준규/아들 : 간이 이렇게 있는데, 한 3분의 2가 검더라고요. 간이 괴사가 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어머니는 이틀 뒤 숨졌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백신 접종 20일 전 건강검진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이준규/아들 : 다 정상이라고 나와 있거든요. 간이고, 신장이고. (여기 보면, 간·신장·콜레스테롤·빈혈 검사는 정상입니다.)]

하지만 인과성 심의 결과는 4-2 기저질환인 당뇨 때문에 숨졌다며 백신 인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준규/아들 : (당뇨가 좀 심하셨나요?) 심하지는 않았어요. 20일 전만 해도 당 혈당이 172밖에 안 되는데.]

그래서 정부의 판단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준규/아들 : (백신) 이상반응이 생기면 정부에서 전적으로 다 책임진다고 해놓고 기저질환이 있으면 기저질환 탓으로 돌려서 (인정해주지 않아요.)]

박은실 씨 남편은 지난해 10월 2차 백신을 맞은 다음 날,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박은실/부인 : 잠깐 사이에 저희 남편이 심정지가 온 거예요. 그래서 '아기 아빠 좀 제발 살려달라고, 저는 못 보낸다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간절한 호소에도 남편은 되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남편에게 고혈압이 있었지만 꾸준히 약을 먹으며 건강을 유지했던 만큼 은실 씨는 백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과성 심의 결과는 5.

기저질환 때문이지 백신 때문에 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박은실/아내 : (정부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으라고 해서 맞았는데, 사망하면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이건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거잖아요.]

2년간 식약처 임상 심사위원으로 일했던 한 전문의도 정부의 인정 범위가 너무 좁다고 말합니다.

[강윤희/전 식약처 심사위원 : 이런 사례들을 계속 인정하다가는 너무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부가 어느 시점에서 아예 인정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코로나 백신은 출시 전 임상시험에서 2만 명에 2~3명씩 중대 이상반응이 관찰됐다고 합니다.

국내 접종 인구가 4천만 명이라 가정할 때 산술적으로 4~5천 명 선에서 중대 이상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정부가 실제로 인정해준 것은 900건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강윤희/전 식약처 심사위원 : 보통 제약회사들이 백신이나 약을 팔기 위해서 효과는 약간 과장을 하고, 부작용은 약간 가리고, 그런데 마치 그런 오류를 정부가 저지른 겁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기저질환자의 백신 접종은 코로나 중증 진행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백신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지원 범위를 계속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VJ : 윤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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