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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러 분리주의 '화약고' 가다…"이유 있는 전쟁" 항변

<앵커>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저희 특파원은 이번에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남서쪽 몰도바로 가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유로 내세운 동부 돈바스 지역처럼 친 러시아 세력이 장악해, 사실상 독립국으로 유지되는 곳인데 또 다른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곽상은 특파원, 먼저 다녀온 곳이 어떤 곳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제가 지금 있는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요.

이 나라 동쪽에는 정부의 행정력과 군사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자칭 독립국이 있습니다.

바로 트란스니스트리아입니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지난 1991년부터 사실상 독립국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돈바스처럼 현재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정권을 쥐고 있고, 1천500명 이상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대도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 오데사를 장악하기 위해 미콜라이우와 흑해 그리고 이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주둔한 군대를 동원해 세 방향에서 진격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앵커>

곽상은 특파원이 그곳에 다녀온 건데, 거기에서 친 러시아계 사람들 얘기도 들어본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장 취재한 영상과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몰도바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길, 여권을 검사하고 체류증을 발급하는 '국경 검문소'를 통과합니다.

저희가 오전 10시 40분쯤 국경을 통과했는데, 12시간 정도 머물 수 있는 체류증을 받았습니다.

수도 티라스폴 중심가에 들어서자 거대한 레닌 석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뒤편 정부 건물 위에는 트란스니스트리아 깃발과 러시아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전체 인구 약 50만 명 중 러시아인 비율은 1/3 정도지만, 정부는 친 러시아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도심 광장 한복판에는 1990년대 몰도바와 내전에서 숨진 사람들의 추모공간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시민들은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주둔 중인 러시아군에 별 거부감이 없습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티라스폴 거주 대학생 : (러시아) 군은 작은 우리나라를 지켜주기 위해 주둔하고 있는 겁니다.]

이 대학생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가 원해서 하는 전쟁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티라스폴 거주 대학생 : 트란스니스트리아 정부는 물론 제가 아는 한 러시아 정부도 전쟁에 반대합니다.]

거리에서 만난 언론인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싸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며 이번 전쟁이 러시아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언론인 :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사람들이 8년간 죽어갔어요.]

또 다른 청년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로 러시아가 안보 위험에 처했다며 '이유가 있는 전쟁'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곳 분위기는 많이 달라 보이는데, 혹시 취재 과정이 위험하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티라스폴은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출입이 통제된 오데사 방향 국경으로 가고 싶다고 하자, 현지인 택시기사는 너무 위험하다며 거부하기도 했고요, 거리 곳곳에는 사복 경찰이 배치돼 시민들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한 청년과의 인터뷰는 사복을 입은 현지 경찰이 갑자기 막아서면서 중단되기도 했는데요.

경찰의 요구대로 일부 인터뷰 영상들을 눈앞에서 삭제한 뒤에야 저희 취재진은 이곳 몰도바 국경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조관희,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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