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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빠가 보고 싶어요"…전쟁이 갈라놓은 가족

<앵커>

보신 것처럼 전쟁은 하루아침에 가족을 갈라놓고, 평화로운 일상을 무너뜨려서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이웃 나라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루마니아를 연결합니다.

곽상은 기자, 어제(1일) 이어서 오늘도 눈이 내리고 있네요. 날이 꽤 추워 보이는데, 그곳 날씨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를 잇는 시레트 국경 검문소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편으로 파란색 텐트들 보이시죠?

3월이 됐지만 이곳에는 이번 주 들어 내내 눈이 내리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 잠시라도 몸을 따듯하게 녹일 수 있도록 이곳에 20개 가까운 텐트들이 설치된 겁니다.

제가 여기서 하루아침에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루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남편은 키이우(키예프)에 남고 저만 아기와 나왔어요.]

젖먹이 딸 알렉시아를 안고 홀로 국경을 넘은 젊은 엄마 루바.

참전 중인 남편을 생각하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루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이게 마지막이 아닐 거라고, 곧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하며 남편과 헤어졌어요.]

8살 아들의 손을 잡고 키이우를 떠나온 올레시아 씨도 엿새간의 고된 여정 끝에 겨우 루마니아 국경에 도착했습니다.

[올레시아/우크라이나 피란민 : 남편이 키이우에 남아 있는데, 거긴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아요.]

[쎄보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지금 키이우는 전쟁 중이에요.]

어린 아들도 전쟁터 한복판에 아빠 혼자 남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올레시아/우크라이나 피란민 : 24일 키이우를 출발했는데, 탱크들이 도심 교차로까지 진입해 있었어요. 아들도 그 모습을 봤죠.]

6살 소녀 니키타는 아빠, 할아버지와 헤어져 피란길에 오른 뒤부터 말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나타샤(할머니)·니키타(손녀)/우크라이나 피란민 : 아빠가 보고 싶구나. (…….)]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어린 소녀 셋이 국경을 넘긴 했지만,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나타샤(할머니)/우크라이나 피란민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쟁이 벌어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부쿠레슈티 (루마니아 수도)로 가는 버스에 자리가 생겼어요.]

아빠, 남편을 두고 조국을 떠나온 이들의 정처 없는 피란길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

<앵커>

하루빨리 집으로 다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지원 물품도 꾸준히 넘어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거의 매일 같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전달될 구호물품들이 이곳 시레트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을 받아 구호물품들을 전달하고 있는데요.

대피시설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사용할 식량과 물, 매트리스와 이불, 의약품 등을 계속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르뚜 문테아누/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부주지사 : 지원 물품은 키이우나 하르키우나 같은 전투가 치열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보내질 겁니다.]

<앵커>

끝으로 우크라이나에 아직 남아 있는 우리 교민들 상황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외교부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현지에 남아 있는 우리 교민들의 숫자가 42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벗어나길 원하는 교민들에 대해서는 탈출 지원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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