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탈출 · 기다림 · 참전 발길들 교차하는 우크라 국경 현장

<앵커>

우크라이나와 붙어 있는 이웃 나라의 국경 마을은 거대한 난민촌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쟁을 피해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최대 7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에 나가 있는 저희 특파원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임상범 특파원, 힘들게 국경을 넘어서 폴란드로 피한 우크라이나 사람들 지금 몇 명 정도 됩니까?

<기자>

벌써 2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미 국경을 넘은 사람도 미처 넘지 못한 사람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을 기다리며 노숙하는 난민들로 기차역은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고향인 오데사를 떠나온 야로수아바 씨, 뒤늦게 피난에 나선 동생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야로수아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여동생이 아침 6시에 리비프를 출발했다는데, 기차가 너무 느리게 오니까 이렇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걱정돼서 잠도 안 오네요.]

앞날을 생각하면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야로수아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아버지랑 삼촌들 모두 이미 전쟁터로 나갔습니다. 너무 슬프고 참담한 상황입니다. (힘들죠?) 무섭기도 하고 불안하고 그렇습니다.]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 뜬 눈으로 밤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 : 여기서 자야죠. 아들 걱정에 제가 어떻게 편히 잘 수 있겠어요.]

기자가 건넨 위로에 희미한 웃음으로 답을 합니다.

[야로수아바/우크라이나 피란민 : 고마워요. 다 잘 될 거예요.]

<앵커>

그런가 하면 나라를 지키러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현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국경은 늘 빠져나오려는 피난 행렬로 북새통이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 와중에 거꾸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폴란드나 외국에 나와 일하던 우크라이나 청년들인데요.

조국을 지키겠다며 나선 이들 애국 청년들에게 이웃 나라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니엘/폴란드 거주 우크라이나인 : 그냥 폴란드에 앉아서 러시아가 우리의 독립을 무너뜨리고 우리 도시를 파괴하고 시민들을 살해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앵커>

끝으로 우크라이나에 머물던 우리 국민들 소식 새로 들어온 것이 있습니까?

<기자>

시간이 갈수록 국경 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가장 많은 피란민이 몰렸던 폴란드 국경 쪽은 교통 지옥으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불과 70km 떨어진 리비프에서 며칠씩 걸려도 도착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국대사관도 폴란드 루트 대신 루마니아나 헝가리 국경으로 탈출 희망자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땅에 남은 우리 국민은 48명이고, 이 가운데 7명이 국경으로 철수 중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정성훈)

▶ 러시아-우크라 첫 회담…푸틴 핵 언급에 비난 더 커졌다
▶ '결사항전' 벌이는 우크라군…러시아군은 곳곳에서 고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