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는 오늘(20일)부터 이번 붕괴사고를 계기로 드러난 건설 현장의 여러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 작업입니다.
추운 날 건설 현장의 작업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 왔는지, 그 문제점과 대안까지 손형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수도권의 한 건설 현장.
일주일에 한 층씩 쌓아 올리던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 작업 기간을 광주 붕괴 사고 직후 2주로 늘렸습니다.
[현장 작업자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든가, 그전에도 2주간 양생 기간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 때문에 일주일이란 사이클을 맞추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거죠.]
겨울철 건설현장에서는 일반 콘크리트와 달리 혼화제를 섞어 굳는 속도를 빠르게 한 한중콘크리트를 사용합니다.
단 타설 시 주변을 최소 영상 5도 이상 유지하는 등 양생 방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지 않고 속이 미세하게 얼어버려 건물이 약해집니다.
그런데 이런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현장 작업자들의 말입니다.
[현장 작업자 : 영하권에 살얼음이 낄 때도 있습니다. 타설하는 시간 동안은 콘크리트가 계속 영하권에 노출되면서 타설이 진행되는 거죠. 제품(콘크리트)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층 아파트 단지의 건설 기간이 통상 3년을 넘지 않습니다.
겨울철에도 공사를 계속하기 위해 비싼 동절기용 콘크리트를 사용하다 보니 작업자 일당 등을 줄이기 위해 공사는 더 속도전이 되는 겁니다.
[현장 작업자 : 건설사 입장에선 그게(공기) 약속이잖아요. 입주자들과의 약속이고 약속을 안 지키면 면책금도 물게 되고 그런 게 있으니까.]
겨울철 골조공사는 근본적으로 부실 공사 위험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준상/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조직부장 : 동절기에는 콘크리트 양식이나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공사를 처음에 설계하고 시공 계획을 세울 때, 이 기간 동안에 공사 기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된다는 거죠.]
기온과 날씨에 따라 공사를 중단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천구/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 비 오고 눈 오고 바람 불고 이렇게 되면 공사 안 하는 게 기본입니다. 할 수밖에 없다면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규정들이 있는데 규정을 준수해 가면서 공사를 진행해 가도록 해야겠죠.]
안전을 최우선으로 건설 현장에 대한 새로운 원칙을 세워갈 때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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