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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환갑잔치 준비했었는데…" 일터 간 남편이 숨졌다

<앵커>

한순간에 남편, 또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은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안타까운 사연들을 김상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저녁이 돼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더니, 대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숨진 노동자 송 모 씨 아내 : 일하러 간 사람이 퇴근할 때쯤 돼서 사고 소식을 들어서, 병원에 있다고 해서 숨만, 숨이라도 쉬었으면 하고 뛰어갔는데….]

아내는 신호수로 남편과 함께 현장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봤기에 이 사고가 황당하기만 합니다.

바짝 붙은 롤러 기계에 노동자들이 등을 지고 있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숨진 노동자 송 모 씨 아내 : 장비하고 사람하고 거리를 띄우게 하죠. 몇 m 정도 떨어지게 하죠. 우리한테도 항상 신호 볼 때 '장비가 도는데 가까이 있으면 안 된다', '사람들도 몇 미터 이상으로 떨어지게' (유도하라고 했습니다.)]

의문은 더 있다고 합니다.

남편은 관을 매설하는 담당이었고, 도로 포장 인력은 따로 있는데 왜 다른 작업에 남편이 투입됐냐는 것입니다.

[숨진 노동자 송 모 씨 아내 : 아스콘(도로 포장)을 깔게끔 딱 몇 밀리미터만 딱 작업을 해놔요. 그러면 그 사이에 아스콘이 들어가서 아스콘 작업하는 사람들이 떨어지지 않게 유제를 뿌리고 그다음에 이렇게 쫙 깔고….]

더 안타까운 것은 7년 전 그의 형도 공사 현장에서 비슷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숨진 노동자 송 모 씨 형 : (7년 만에)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니까 진짜 날벼락 같은 기분이고 있어서도 안 될, 두 번 다시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거죠.]

게다가 다가올 아버지 회갑을 위해 자식들은 깜짝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루고 미뤘던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숨진 노동자 송 모 씨 아내 : 내년에 아빠(남편)가 회갑이에요. 그래서 아빠 이벤트 해준다고 저랑… 아빠한테 말도 안 하고 몰래 이벤트 해준다고, 아들 둘하고 저하고 리무진 태워서 여행한다고 그런 계획을 다 세웠거든요. 근데 그런 말도 못 전해줬는데….]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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