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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대신 사죄"…분노 키운 '15초' 대리 사과

<앵커>

오늘(27일) 전두환 씨 장례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부인 이순자 씨가 남편을 대신해 사죄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15초 문장 속에는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한 측근이 5·18 관련 사과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분노만 더 키웠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망 닷새째인 오늘 열린 전두환 씨 발인식, 미리 써 온 추도사를 읽던 부인 이순자 씨가 갑작스레 사죄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순자/전두환 씨 부인 :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습니다.]

불과 15초짜리 이 말 한마디는 전 씨 측이 밝힌 첫 공식 사과인 줄 알았지만, 이내 전 씨 측근이 나서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 씨의 발언은 재임 중 잘못에 대한 사과일 뿐 5·18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금까지 전두환 씨는 물론 전 씨 가족 누구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한 적이 없고, 오히려 망언과 거짓말로 일관해왔습니다.

이순자 씨는 2년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인 전 씨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망언을 쏟아내 분노를 샀습니다.

자녀들은 추징금 납부를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말뿐이었습니다.

[전재국/전두환 씨 장남(지난 2013년) :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하여 그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가족 모두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5·18단체들은 오늘 이순자 씨의 사죄 발언에 대해 마지못해 사과하는 느낌이라며 진정성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분노했습니다.

[김영훈/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 사과한다고 명분을 쌓기 위해 하는 소리지, 5·18 이야기는 없지 않았습니까. 노태우는 그래도 자식들이 광주에 와서 무릎 꿇고 차이점이 있잖아요? 전두환이나 자식들이나….]

5·18 유족들은 결국, 침묵으로 일관한 전 씨는 물론 전 씨의 가족 누구에게서도 일말의 반성의 말조차 들을 수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종태, CG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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