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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사는 '코리빙'…청년 주거 대안 될까

<앵커>

혼자 사는 가구 비율이 지난해 30%를 넘었습니다. 그 가운데 비좁고 열악한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최근 주방이나 세탁실은 물론 문화 공간까지 공유하는 방식이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

6층 건물에 원룸 60여 개가 다닥다닥 들어차 있는데 그중 한 원룸에 들어가 봤습니다.

[아니, 여기가 다예요? 이게 전부예요. 2.2평 나오네요.]

두 평 남짓한 공간에 주방과 욕실까지 있어서 남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이 안에서 밥해서 여기에서 먹고 이대로 누워서 자고?) 그렇죠. (잘 때는 이렇게 여기에서 잘 거 아니에요.)]

이런데도 관리비를 포함한 월세가 36만 원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월세방은 화장실이 몸을 잔뜩 움츠려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이처럼 건물주들이 월세 수입을 늘리려고 방을 쪼개고 쪼개 1인당 최소 주거 면적 14제곱미터가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최은영/한국 도시연구소 소장 : 그런 14제곱미터(4.2평)가 강행 규정이 아니라는 게 문제예요. 4제곱미터(1.2평)만 넘으면 허가는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두 가구, 세 가구가 살게 되어 있는데, 열 가구로 쪼개 놓는다든가….]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이 20~30%에 달하는 청년들로서는 이런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대안은 없는 걸까? 6층으로 된 이 건물에는 36명이 방 하나씩 쓰고 있는데 방에는 욕실과 주방이 따로 없습니다.

대신, 층마다 공용 주방 두 곳과 공용 욕실 네 곳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코리빙 하우스입니다.

[조하나/입주자 : (아주머니가) 공용 공간은 다 치워주세요. 화장실도 여기 동에서 5명 지내는데, 한 번도 겹친 적이 없어요. 엄청 편하게 그래서 잘 쓰고 있어요.]

개인이 쓰는 공간을 줄여 공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건데, 공용 세탁실과 영화관은 물론 헬스장과 도서관, 응접실도 갖춰놨습니다.

그런데도 월세는 30만 원입니다.

[조성익/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 1인 가구들이 가장 많아진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그 사람들이 왜 기존에 가족이라는 전제로 지어진 집에서 살아야 하느냐?]

코리빙 수요가 늘면서 대기업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16층 건물에 378가구가 있는 이 코리빙 하우스에는 방마다 욕실과 주방, 세탁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공용 주방이나 공용 세탁실, 영화관과 게임룸 같은 문화공간을 따로 갖춰 놨습니다.

또, 공용 업무공간과 휴게실, 헬스장, 여기에 애견 놀이터까지 있습니다.

[박아름/E 코리빙 하우스 직원 : 강남 서초 부근 일대에는 이 뭐, 기업이라든지, 그리고 전문직으로 종사하고 계시는 전문 직장인 분들이 많으시다 보니까, 그런 분들이 이제 생활하시는 경우가 많으시죠.]

우리나라에 코리빙 하우스가 처음 등장한 건 2015년.

개인 공간을 줄여 공용 공간을 늘리는 효율성 중심의 1세대 코리빙 하우스를 넘어 이제 대형화, 고급화 단계에까지 진입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분화, 발전해 가격과 편의성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 : VJ 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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