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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이겁니다"…'페트병 옷' 전격 해부

[친절한 경제]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이겁니다"…'페트병 옷' 전격 해부

김혜민 기자

작성 2021.11.26 09:50 수정 2021.11.26 15: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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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26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입고 나온 옷이 좀 평소랑 달라 보이는데, 굉장히 잘 어울리네요.

<기자>

좀 특별한 옷입니다. 오늘 이 옷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고요.

에너지 소비,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줄인다, 이런 태그도 붙어 있더라고요.

일반 옷들과 소재나 촉감이 똑같아서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인데요, 일명 '뽀글이'라고 불리는 플리스 점퍼도 요즘 다시 유행하고 있잖아요.

이것도 의류 브랜드들이 앞다퉈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고 요즘 한창 광고를 하고 있고요. 또 플리스 점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섬유인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폴리에스터,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거든요, 그러니까 '재활용 폴리에스터'는 한 번 사용한 플라스틱을 섬유로 만들어서 재활용하는 것입니다.

주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데요, 수거한 페트병을 잘게 파쇄한 뒤 재생칩으로 만들어서 실을 뽑아냅니다.

친환경 섬유 사용은 점차 늘고 있는데 지난해 재활용 폴리에스터 사용량은 재작년과 비교해서 6.3% 증가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이군요. 그런데 이렇게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은 어쨌든 그래도 한번 버려진 것을 다시 재활용한 것이잖아요. 그러면 좀 찝찝한 느낌, 이런 것도 좀 갖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염이 돼 있지는 않을까, 재질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될 수 있죠.

그래서 이번에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재활용 폴리에스터 재킷 5개를 골라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얼마나 안전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폼알데하이드와 pH 시험을 했는데요, 모든 제품이 권장 기준을 충족했고, 또 햇빛이나 마찰에 약하지도 않았고 세탁기에 돌리고 나서도 형태가 기준 이하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끊어지지 않는 정도도 관련 기준을 충족했지만, 다만 찢어지지 않는 정도는 5개 중에 1개가 기준에 미흡했습니다.

폐페트병 등을 활용한 옷들도 대체적으로 안심하고 입을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다만 재활용품을 원료로 사용했다고 해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왜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는데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비싸지고 있는지 사실 궁금한 부분이죠.

<앵커>

맞아요. 그리고 어차피 재활용했으면 좀 쌀 것 같다는 것이 통상적인 생각인데 생각해보면 그렇지가 않아요. 그거 왜 그런 것입니까?

<기자>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 업체들이 친환경을 마케팅에 이용한다, 이런 비판까지 받고 있죠.

그래도 일부 나름의 속사정은 있었습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이 날로 상승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올라온 통계에 따르면 재활용 가능한 압축 플라스틱 가격은 올해 초에 비해서 1.5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재활용 플라스틱 가격 상승은 사실 전 세계적인 추세인데요, 업사이클링 붐을 타고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업체들은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반해서 재활용 플라스틱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도 이것을 다시 재활용되는 비율은 다른 나라들보다도 낮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세척해서 내놓지 않는 경우가 많고, 또 깨끗한 플라스틱만 분리수거한다고 해도 이걸 옮겨오는 과정에서 오염된 것들과 뒤섞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우리가 재활용된 섬유, 재활용된 옷들을 만약에 입는다고 하면 환경이 좀 많이 좋아질 것 같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느낌을 받을 것 같은데 그런데 막상 이 옷을 입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런 큰 효과는 없다면서요?

<기자>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것 자체는 사실 새 플라스틱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친환경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의류도 폴리에스터이고요, 이런 합성섬유는 공통적으로 미세플라스틱 섬유를 방출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세탁을 할 때는 물론이고 착용할 때 더 많이 배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사람이 옷을 세탁하면서 매년 3억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수중에 흘려보내고 옷을 입기만 해도 9억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공기 중으로 내보냅니다.

하지만 합성섬유가 의류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거 아예 안 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덜 배출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보면 촘촘하게 짜인 재료로 만들어진 옷을 사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할 가능성이 더 적다고 합니다.

또 가급적 세탁을 덜 할 수 있는 옷도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겠죠.

국내 일부 업체들이 옥수수 성분의 생분해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는데요,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소재까지 친환경적인 옷이 더 대중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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