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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유통기한 지난 음식, 언제까지 괜찮나…'소비기한' 도입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장 보거나 할 때 유통기한들 많이 확인하는데, 그런데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많이 있다면서요?

<기자>

앵커는 유통기한 지난 음식 그냥 드시나요? 아니면 버리시나요?

<앵커>

저는 항상 고민이에요.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것 같은데 우유 같은 거, 아니면 두부 같은 거 이런 거, 이걸 먹어야 되나 버려야 되나 하다가 저는 좀 지나면 먹습니다.

<기자>

저도 얼마 전에 냉장고에 3일 유통기한 지난 우유 있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먹어봤는데요, 괜찮더라고요.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물론 이게 상황에 따라서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꼭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니지만 유통기한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상품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을 말 그대로 말하는 것이지 이때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못 먹는 건 아닙니다.

이 유통기한 때문에 매년 버려지는 식품 폐기량 굉장히 많거든요. 국내 식품 폐기량 연간 548만 톤, 또 처리 비용은 1조 원이 넘습니다. 또 1년에 축구장 100개에 달하는 면적이 음식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처음 도입된 게 1985년이거든요. 그런데 이때보다 지금 식품 제조기술이나 또 냉장 유통 방식도 훨씬 나아졌죠.

그래서 정부가 앞으로 단계적으로 소비기한을 도입하기로 했고요. 지난 8월에 관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며칠 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입법을 예고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시작하면서 유통기한 지난 음식 먹었더니 괜찮다.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많이 지난 거 드시면 안 됩니다. 조금 지난 거, 이런 거는 크게 문제는 없더라 이런 얘기인 거 다 이해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 기자 방금 설명해 주신 것처럼 소비 기한이라는 게 있네요? 이게 유통기한이랑 또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사실 유통기한 먼저 말씀드리면 이거 조금 지나면 이제 다 버려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잖아요. 식품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의 약 60~70% 수준으로 설정이 돼 있거든요.

그런데 반면에 이 소비기한은 보관 조건을 지키면서 식품을 소비하면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변질 시점 기준으로 80%에서 90% 수준에서 설정이 되는데 그만큼 유통기한보다 날짜가 늦춰지게 되겠죠. 이 소비기한이 지나면 당연히 폐기해야 합니다.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꿔서 표시하는 건 당분간 유예 기간을 뒀고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이 됩니다.

다만 우유류는 8년 뒤로, 그러니까 2031년부터 소비기한으로 표시를 합니다. 위생 관리와 또 품질 유지를 위해서 냉장 보관 기준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시간을 더 준 거라고 하네요.

<앵커>

그러면 지금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도입된 건 아니지만 소비기한이라는 게 대략적인 윤곽이 나왔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 소비 기한을 미리 알려주시면 유통기한과 비교해서 저희가 좀 생활 속에서 되게 꿀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소비기한은 우선 말씀드렸듯이 보관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밀봉 상태에서 냉장이나 냉동 보관한 상품에만 해당이 되거든요.

세부 품목별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달걀은 현재 유통기한이 45일이지만 소비기한은 70일이고요. 두부의 유통기한 14일인데요, 소비기한은 여기서 90일이 더 늘어납니다.

또 유통기한이 3일밖에 안 되는 식빵은 20일은 더 먹을 수 있고요. 우유는 14일이 지나면 유통기한이 끝나는데 소비기한은 59일이나 됩니다. 생각보다 소비기한과 유통기한의 차이가 큰 음식들도 있습니다.

소비기한 표시가 되기 전이라도 이 기준에 맞춰서 음식을 보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꽤 기간이 차이가 나네요. 대신 전제는 관리가 잘 돼 있는 거, 그러니까 보관 관리가 잘되어 있는 음식에 한해서는 조금 이렇게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얘기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게 표시가 2개잖아요. 유통기한, 소비기한. 이거를 둘 다 써놓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이게 어떻습니까? 지금 앞으로 진행 방향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부에서는 병행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단체와 산업계 모두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또 제도 조기 정착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두 가지를 모두 표기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해외 상황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면 현재 OECD 37개국은 물론이고요. 동남아, 아프리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비기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유럽과 캐나다, 호주 같은 경우에는 소비기한과 함께 품질유지기한이라고 해서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간을 같이 쓰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소비기한, 그리고 제조일자를 병기하고 있고요. 미국의 경우에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또 품질 유지기한 중에서 업체가 하나를 선택해서 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또 쓰레기를 줄이자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춰서 우리도 소비기한 도입을 하는 게 사실 올바른 방향으로 보입니다.

다만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식품 유통 관리를 철저히 하고 소비자에게 식품 보관 방법을 명확히 안내하는 등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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