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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엔씨소프트 주가 폭등, 이유는 '슈퍼 개미'에 있었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5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주식을 잘 안 해서 모르긴 합니다만, 저보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얘기를 들었어요. 지난주에 엔씨소프트 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면서요?

<기자>

몇 달 전에도 제가 엔씨소프트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때는 주가가 떨어졌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슈가 있어서 가지고 나와 봤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리니지' 등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게임 대부분에는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 있습니다.

유료 상품을 결제하고도 좋은 아이템 뽑을 확률이 극단적으로 낮아서 이용자들의 비난을 받아왔고요. 주가에도 그 영향이 반영이 됐었죠. 그런데 지난주였습니다. 지난 11일 갑자기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전날까지 60만 원 초반에 거래가 됐는데, 이날만 무려 가격제한폭인 30% 가까이 오른 78만 6천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 상승폭은 2000년 7월 엔씨소프트가 상장된 이후로 최고치였습니다.

<앵커>

김 기자, 이게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상한가까지 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날 11일, 그러니까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발표되는 날이었거든요. 3분기 실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매출은 14%, 순이익은 무려 34%나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때 언론사들이 엔씨소프트가 비용 부담 때문에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이렇게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오르니까 엔씨소프트가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이런 발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NFT를 게임에 적용시키면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전환할 수 있고요. 이걸 현금화하거나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NFT 사업에 투자를 한다. 이런 소식만 들리면 그 회사 주가가 갑자기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아서 엔씨도 이 영향을 받는 걸로 보여졌는데, 사실 직접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앵커>

다른 원인이 뭡니까?

<기자>

한 개인 투자자, 슈퍼 개미라고도 불리는데요, 같은 날 11일이죠. 이날 주식을 엄청나게 많이 매수를 했습니다.

그냥 많이 산 정도가 아니라, 엔씨소프트 주식 70만 주를 사고 나서 20만 주를 다시 팔았거든요. 모두 50만 주를 순매수했습니다.

순매수 금액만 3천억 원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날 하루 거래량의 25% 정도가 이 한 계좌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다음 날인 12일 엔씨소프트 주식 9% 하락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엔씨 주식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투자주의 종목 요건 중의 하나가 '특정 계좌에서 순매수한 수량이 상장 주식의 2% 이상이고, 또 종가가 전날보다 5% 이상 상승했을 때' 이게 있는데, 여기에 해당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3천억 원을 순매수한 이 큰 손 투자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 계좌에서 하루에 한 종목을 3천억 원어치를 샀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흔히 말해서 시세 조정을 위한 어떤 세력? 투자?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조사가 필요해 보이네요.

<기자>

한국거래소가 심층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고요.

단순히 한 개인 투자자가 순수하게 주식을 산 게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거래가 있었던 지난 11일은 공교롭게도 11월의 '선물 만기일'입니다.

선물 계약을 했던 사람들이 매수나 매도를 하는 날을 말하는데요, 자금력이 있는 개인투자자가 대규모로 매수를 해서 주가를 끌어올린 뒤에 선물로 수익을 실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불공정 거래에 해당되고요. 금융감독원으로 이관돼서 더 강도 높은 수사를 받게 될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의혹 수준이고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지난 11일 도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거래소 조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할 걸로 보입니다.

엔씨소프트에게는 '확률형 아이템'에 이은 또 다른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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