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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X세대, 전후 세대보다 순자산 이만큼 많았다…그런 이유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올해 들어서, 아니면 작년부터인가요? 세대별로 자신 격차가 심하다, 이런 이야기들 참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그런지 검증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같은 회사에 근무하더라도 선배들은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요즘 들어온 후배들은 강북에도 집을 사기가 어렵다, 이런 이야기 종종 하죠.

실제로 요즘에는 결혼할 때 전셋집 구하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렇게 세대 사이에 자산 격차가 진짜 존재하는지 이것을 따져본 자료가 나왔습니다.

서울시 출연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에서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서 내놓은 결과이기 때문에 사실 꽤 신뢰도가 높습니다.

우선 연령대로 세대를 나누고요, 각 세대마다 '순자산', 그러니까 전체 자산에서 빚을 뺀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한 번 계산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하나의 공통점이 나왔습니다. 쉽게 설명을 하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자산보다 아빠가 내 나이 때 갖고 있던 자산이 적은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물가상승률 때문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그것까지 모두 반영한 액수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이 유일하게 어긋나는 세대가 있었습니다.

<앵커>

대충 짐작은 되는데 젊은 세대의 자산이 다른 세대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확인된 것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80년 중반부터 90년 중반 세대, 이것을 'Y세대'라고 보고서에서는 부르는데요, 저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들은 바로 직전 세대인 'X세대', 그러니까 70년 중반에서 80년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같은 나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순자산이 더 적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990년생이 20대 초반일 때 순자산, 평균 2천700만 원이 좀 넘었거든요. 그런데 1980년대생이 20대 초반일 때는 4천만 원쯤 됐습니다.

그러니까 1천300만 원은 더 적은 것이죠.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부동산'입니다.

Y세대가 거주하는 주택의 가격은 작년 기준으로 평균 5천700만 원 정도인데요, 반면 X세대는 이것보다 훨씬 비싼 1억 8천만 원 수준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Y세대 자가에 살고 있는 비율도 23% 밖에 안 됩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산이 함께 오르는 효과를 보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효과를 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자산의 차이가 많이 발생을 하는 것이군요.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X세대라고 불리는, 보고서에서, 그들의 순자산이 좀 많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앵커는 X세대이시죠?) 저도 X세대입니다.

<기자>

X세대는 지난 9년 동안 자산을 가장 빠르게 모은 세대이기도 합니다. 시기를 잘 타고난 것도 있지만, 갖고 있는 종잣돈을 불리는 방법도 예전 세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돈을 예금으로 갖고만 있는 경우는 별로 없었고요. 부동산과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면서 그러니까 레버리지, 대출까지 이용해서 자산을 불려왔습니다.

이에 반해서 그 이전 세대들은 상당수가 안전한 자산에 대부분 투자를 많이 했고, 더 젊은 세대들은 아예 종잣돈부터 모으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자산 축적을 많이 한 연령대가 있는데요, 1970년대생은 1960년대생보다 같은 나이대인 40대 중·후반일 때 순자산을 4천만 원이나 더 갖고 있었습니다.

연구원에서는 이 X세대에 대해서 "전후 세대의 순자산을 크게 뛰어넘는 특별한 세대이자 이전 세대와 구별되기 시작하는 세대"라고 정의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설명 들어보니까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빚낸다 그러면 "큰일 난다" 이러셨던 것 같은데, 저희 세대들은 솔직히 이렇게 빚을 내서 집을 사거나 하는 것에 조금 더 자유롭고 적극적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는 기존의 세대들 이야기를 쭉 해봤고요, 앞으로 세대들은 또 어떨 것 같습니까?

<기자>

이것이 조금 안타까운 부분인데요, 청년들, 그러니까 Y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입니다. 대출 같은 부채에 대해서 X세대들은 앞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답을 제일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Y세대들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Y세대는 이미 빚이 많은 상황인데, 이것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울한 예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Y세대는 지난 9년 동안 자동차에 쓴 돈이 평균 200% 넘게 늘어났습니다. 다른 세대보다도 상승세가 가장 빨랐는데요, Y세대에게는 좋아질지 알 수 없는 먼 미래보다는 지금의 당장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득을 통해 자산을 축적할 시간과 기회가 줄어들었고, 그 사이 부동산 가격은 급등해서 집을 살 시기도 놓친 젊은 세대, 앞으로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부모의 증여에 의존하지 않고도 종잣돈을 만들어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가 이들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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