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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으로부터 새끼 보호"…박새의 목숨 건 '털 사냥'

동물의 털을 뽑거나 사람 머리카락도 훔쳐 달아나는 새가 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데요, 함께 보시죠.

여유롭게 낮잠을 즐기는 여우 근처에 새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내 여우 몸을 툭툭 치다가 털을 뽑아 버립니다.

한두 번이 아닌데요, 여우는 꽤 아팠을 것 같네요, 털을 뽑는 이 새는 바로 '박새'입니다.

통통한 몸과 흰색 볼 그리고 앙증맞은 부리까지,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종 곤충으로 끼니를 해결하는데, 그중 모기와 애벌레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씨앗도 즐겨 먹습니다.

박새는 사실 참새만큼 흔한 새입니다.

국내에는 박새, 쇠박새, 진박새 등 4종이 살고 있고, 머리에 힘을 한껏 준 이 새는 미국에 사는 종입니다.

이 박새들은 둥지를 칠 때 '다른 동물 털을 뽑아간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심지어 이렇게 사람 머리카락을 뽑아 가기도 합니다.

이러는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는데요.

[조성열/국립청도숲체원 팀장 : 박새가 살아있는 포유류의 털을 뽑아서 둥지를 일부 활용하는데, 둥지에 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또 하나는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포유류의 털을 이용해서 집을 지었을 때, 본인의 천적이 되는 다른 새나 파충류로부터 포유류의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털을 훔치다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새끼들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온대기후에서 서식하는 다른 새들 역시 이런 행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박새만 억울하게 낙인이 찍힌 것입니다.

[박찬열/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박새는 좀 둔한 것처럼 보이지만은 그래도 도시에도 잘 적응하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집이나 이런데도 잘 적응하고. (강한 친구네요.) 네, 사람하고도 친근하게 (지내는) 붙임성이 좋은 그런 새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박새가 조금은 짓궂고 장난꾸러기이긴 하지만, 하루에 약 200에서 500마리의 곤충을 잡아먹어, 대표 해충인 모기와 꽃매미의 개체 수도 감소시켜 준다고 합니다.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네요.

▶ 뽑다 뽑다 머리털까지 몰래 훔쳐 간다는 조류계의 장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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