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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차량 필수품 '요소수' 가격 폭등…갑자기 왜?

[친절한 경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3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보면 디젤 차량에 들어가는 요소수가 없어서 굉장히 현장에서는 힘들다. 이런 기사들이 많이 보이던데, 그런데 이 요소수라는 게 좀 낯설어요. 이게 뭡니까?

<기자>

제 차는 가솔린이라서 '요소수'를 넣어본 적은 없지만, 디젤 차량을 모는 운전자들에게는 필수품입니다.

디젤 차의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지금 보시는 그림처럼 디젤 엔진에서는 '질소산화물'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오는데, 요소수는 이걸 깨끗한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거죠.

2015년 1월부터 판매된 디젤차에는 요소수를 활용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필수로 장착이 돼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상당수의 디젤 차량에 요소수가 주기적으로 들어가야 하고요. 또 제때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저하돼서 정상적인 운행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요소수가 최근에 갑자기 가격이 급등하고 주유소에서는 아예 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가격이 도대체 얼마나 오른 겁니까, 그러면?

<기자>

요소수는 원래 10리터 당 비싸야 1만 원 정도인데요, 그런데 어제 중고 거래 앱에 한 번 들어가 봤더니 그 10배인 10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10만 원 이하에 내놓은 요소수는 이미 거래가 완료됐거나 예약 중이었고요. 11만 원, 심지어 14만 원에 나온 요소수도 있었습니다.

직구로 파는 업체들은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게 수입되는데 최소 2주 이상 걸린다. 이렇게 공지하고 있습니다.

디젤 승용차는 요소수 10리터를 넣으면 1만 ㎞ 이상 주행이 가능한데요, 대형트럭은 10리터로 많아야 400㎞ 밖에 주행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며칠에 한 번씩 요소수를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주유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요소수가 이달 중에 대부분 동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자칫 국내 화물운송 시장이 사실상 멈추는 최악의 물류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원자재와 제품 등을 이송하는 화물 차량의 발이 묶이고요. 심지어 택배 차량에도 요소수가 들어가거든요. 소비자들도 큰 불편을 겪을 걸로 우려가 됩니다.

<앵커>

이게 뭐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요소수가 많이 그동안 쓰였던 거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왜 이렇게 가격이 오른 겁니까?

<기자>

우리나라에서 쓰는 요소수는 97%가 중국에서 들어옵니다. 그만큼 중국의 의존도가 높았는데요, 최근 중국이 갑자기 요소수 수출 전에 검사를 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그래서 제때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지 않고 있는 건데, 그 이유는 얼마 전에 제가 친절한 경제에서도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시켰잖아요. 석탄이 부족하니까, 석탄 발전소에서는 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뜻밖에 요소수까지 영향을 주게 됐습니다. 요소수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서 생산하거든요.

중국에서도 석탄이 없으니까 요소수도 자연히 부족하고, 그래서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는 걸로 보입니다.

요소수를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나 러시아 같은 다른 나라 역시 지금 주문을 해도 물량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요.

여기에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업자들이 사재기를 해놓고 이걸 더 비싸게 팔면서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당장 요소수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정부가 어제 관련된 정책을 내놨다고요.

<기자>

어제 관계 부처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서 중국 측에 신속한 검사 진행을 요청하고, 러시아 같은 다른 국가에서 요소수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사재기 벌어진다고 말씀드렸죠. 불공정거래 행위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서 업계와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움직여서 다행이기는 한데, 사실 중국 정부가 요소수 수출을 막은 게 벌써 보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때부터 요소수 가격이 올라가거나 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거든요. 다음 달 실제로 화물 대란이 일어나게 된다면 정부는 대응이 늦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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