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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자산 2%면 기아 해결'…머스크 반응은?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테슬라 주식이 많이 오르면서 일론 머스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됐다면서요?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1천 달러를 넘으면서 최근에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슬라'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이렇게 주가가 뛴 건 렌터카 업체 허츠가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을 10만 대 구매한다는 발표가 큰 몫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지분 23%를 갖고 있거든요. 테슬라 주가가 뛰면 뛸수록 머스크의 재산까지 같이 불어나고 있는 겁니다.

최근 머스크의 순자산은 3천20억 달러, 이거 우리 돈으로 하면 353조 원을 넘긴 걸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머스크가 지구 상에서 순자산 3천 억 달러에 도달한 첫 번째 인물이 됐다"면서 머스크의 재산이 핀란드나 칠레, 베트남의 연간 GDP보다도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한 나라의 연간 GDP보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진짜 감이 안 오네요. 그런데 이 머스크를 기부를 놓고서는 약간의 설전을 벌였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세계 최고 부자의 재산이 더 늘었다고 해서 서민들에게는 와닿지도 않고요. 위화감만 더 옵니다.

그런데도 앞서서 머스크의 재산을 제가 설명한 건 그의 재산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미국 CNN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여기서 세계 1위 부자 머스크와 2위 부자인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에게 기부를 요청했고요.

그러면서 "4천200만 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6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 60억 달러 머스크 자산의 2% 수준입니다.

그러자 이 보도를 본 머스크가 반박을 해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60억 달러로 '어떻게'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으면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고 기부하겠다"는 겁니다.

또 "회계를 공개해서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대중들이 알아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앵커>

회계 공개를 해라는 얘기까지 한 걸 보면 기금 운영이 좀 투명하지 않다. 이런 지적까지 한 것 같은데 당장 비즐리 총장이 반격했다고요?

<기자>

머스크의 비아냥에 비즐리 총장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60억 달러로 전 세계 기아를 해결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전례 없는 기아 위기에 필요한 일회성 기부를 말한 것"이라는 겁니다.

"투명한 회계 공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다음 비행기로 가서 이걸 함께 검토할 수 있고, 또 듣기 싫으면 날 내쫓아라"는 날이 선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비즐리 총장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는 합니다. 미국 부호들의 순자산은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하면서 2배로 증가했습니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개인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고 있고, 아마존은 법인세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아프가니스탄과 에티오피아 등은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전쟁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서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그냥 부자들이 조금만 자기가 가진 것을 내놓으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런 얘기한 것 같은데 좀 반응이 날 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아까 우리가 세금 얘기해 줬는데 부유세 도입한다는 얘기가 있어요.

<기자>

부유세가 어떤 건지 설명을 드리면, 지금 현재 미국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자체에 세금을 매기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산 가치가 올랐어도 이걸 팔지 않으면 과세 대상이 아닌 건데요, 그런데 '부유세'는 실현된 이득이 아니더라도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해서 세금을 매기겠다는 겁니다.

도입이 되면 700명 정도가 과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머스크와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슈퍼부자 10명이 내야 하는 세금만 2천7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거 우리나라 돈으로 324조 원입니다.

그래서 이 부유세가 도입될지 이게 미국에서는 굉장히 큰 관심사였는데,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8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에서 이 '부유세' 과세안은 빠졌습니다. 대신, 1천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안만 추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의를 계기로 기부 문화가 익숙한 미국에서도 부자들이 기부나 세금 납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는데요,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 세계적인 부호들은 여기에 합당한 답을 내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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