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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유류세 20% 인하 '역대 최대'…효과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8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은 유류세 이야기 정리 좀 해보려고 하는데요, 유류세를 정부가 사상 역대 최다, 그러니까 가장 많이 내렸잖아요. 얼마나 내려간 겁니까?

<기자>

사실 그동안 정부는 기름값이 많이 오르면 유류세를 종종 내리고는 했었습니다. 최대가 15%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역대 최대로 내렸습니다. 20%가 인하됐습니다.

기간은 다음 달 12일부터 내년 4월까지입니다. 휘발유와 경유, 또 LPG에 붙는 유류세가 모두 내려갑니다.

그러면 다음 달 중순부터 바로 소비자들이 20% 내려간 가격에 기름을 넣을 수 있는 걸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인하 폭이 훨씬 적고요. 또 내려간 가격이 다음 달 중순부터 바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일단 반영되면 운전자들이 체감할 때 기름값이 얼마나 더 싸지는 겁니까?

<기자>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에는 유류세가 절반 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 20%를 감면한다고 해도 휘발유는 9%, 경유는 7% 정도 내려가고요. LPG는 4% 밖에 인하가 안 됩니다.

기재부가 이번 달 셋째 주 평균 가격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번 돌려봤거든요. 그랬더니 휘발유는 리터당 164원 내려가고요. 경유는 116원 내려가는 효과가 난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정유사가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100% 반영했다고 가정했을 때입니다. 1ℓ로 10㎞를 가는 휘발유 차량으로 얼마나 절감되는지도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하루에 왕복 40㎞ 정도를 주행한다고 하면, 현재는 한 달 주유비가 20만 7천 원 정도 들어가거든요. 여기서 2만 원 정도는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방금  설명해 주신대로 리터당 160원 넘게 싸진다. 설명해 줬는데, 이게 당장 오늘 기름 넣으러 갔을 때 어제랑 비교해서 이 가격이 아닌 거잖아요.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요.

<기자>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유류세 내린다고 해서 기름값에 바로 반영은 안 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유사들은 세금이 매겨지는 '시점'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구매할 때 세금이 매겨지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바로 나올 텐데, 사실 현행 세법 상으로는 공장에서 반출할 때 세금이 붙어서 나갑니다.

공장에서는 떠났는데, 주유소에는 도착하지 않은 재고가 세금이 붙은 채 시중에 나와 있는 겁니다. 이 재고 처리 기간이 보통 2주는 걸린다고 합니다.

유류세는 다음 달 12일부터 인하되겠지만, 소비자가 이걸 체감하려면 2주가 지난 다음 달 하순은 돼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와 주유소가 이 시차를 최대한 단축하고요. 또 유류세 인하분을 100% 가격에 반영해야 소비자들이 그만큼 빨리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더 지나야 기름값이 좀 내려갔다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문제는 원윳값이 지금 수준 그대로여야 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오늘도 보니까 원유값이 많이 올랐어요. 그러면 소비자들이 이거 체감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이걸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데요, 국제 유가와 국내 석유 가격도 시차가 존재합니다. 이게 보통 2, 3개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최근 국제 유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죠.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달 배럴 당 70달러 대였거든요. 그런데 이번 달에는 83달러를 넘었습니다.

지금 추세대로 유가가 계속 오르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한두 달이면 희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 2008년에 유류세 10% 인하했거든요. 그런데 불과 일주일 만에 가격이 원위치가 됐습니다.

정부는 석유업계에 "유류세 인하 효과를 조속히 반영해달라"고 요청을 했고요. 또 낮춘 유류세가 시중 주유소 판매가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민관 합동 점검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유류세 인하 실효성 제고 방안'도 내놓는데요, 사실 기름값은 내릴 땐 오래 걸리면서 올릴 땐 신속하게 인상한다. 이런 불신이 오래 지속됐잖아요. 이제는 국민들이 이해할만한 명쾌한 해법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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