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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비용이 되는 '탄소'…'제조업 중심' 한국, 어쩌나?

[친절한 경제] 비용이 되는 '탄소'…'제조업 중심' 한국, 어쩌나?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10.25 09:34 수정 2021.10.25 10: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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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를 줄여야 한다, 이 이야기는 이제 거의 상식 수준의 이야기잖아요. 이 과정에서 보면 탄소 중립, 탄소배출권, 약간 어려운 이야기가 좀 많이 나오는데, 말이 좀 어렵기는 한데, 우리 일상생활하고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요?

<기자>

탄소 중립 때문에 '전기료가 올라갈 수 있다' 아니면 '물가가 치솟는다', 이런 이야기 요즘에 자주 들립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탄소에 비용을 매기고요. 또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쓰면서 탄소 비용이 서민 물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마땅히 내야 하는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게 어떻게 쓰여지는지 궁금할 때가 있죠. 간단히 말하면 요즘에는 탄소도 돈, 즉 비용이 되는 시대입니다.

그 시작은 '탄소배출권' 거래인데요, 국제사회가 1994년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서 기후변화에 관한 UN협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에 이 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으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죠. 이때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탄생했는데요, 현재까지 이 제도가 계속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탄소배출권이라는 것이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 이런 이야기인 거잖아요, 그렇죠? 최근에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요.

<기자>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는 일반적으로 '캡 앤 트레이드(cap and trade)'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됩니다.

정부가 배출 허용 총량, 그러니까 '캡'을 설정하면 기업들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배출권'을 갖게 됩니다.

이 배출권은 기업들 사이에 거래, 즉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데요, 최근까지만 해도 전기차 생산업체로 유명한 테슬라가 탄소배출권으로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서 제조업체에 탄소배출권을 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테슬라는 전기차만 생산하기 때문에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잖아요.

이것을 다른 기업에 팔아서 작년에만 15억 8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1조 7천억 원이 넘는 돈입니다.

반면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은 탄소배출권이 꼭 필요한 데다가, 또 각국이 경쟁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면서 배출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을 예로 들어보면 올해 들어서 벌써 2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산업 구조를 보면 탄소를 좀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제조업 중심이잖아요. 그러다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 비용이 많이 들겠습니다, 생산하는 데.

<기자>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이것이 곧 비용으로 직결이 됩니다. 철강이나 정유, 또 내연기관 자동차업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국내 매출 기준으로 상위 30개 기업이 지난해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쓴 비용, 4천300억 원이 훌쩍 넘어서 전년 대비 77%나 늘어났습니다. 철강기업인 현대제철은 배출권을 사들이는 데만 1천500억 원을 썼다고 합니다.

또 산업연구원 발표도 있었는데요, 철강과 시멘트, 석유화학 이 3가지 업종만 해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비용이 최소 400조 원 들어간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런 비용은 결국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기요금이나 물가 인상 같은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다가 최근 우리나라가 탄소를 줄이자는 정책 취지의 탄소 중립 정책을 확장해서 발표했잖아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까 설명해주신 것처럼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으니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탄소 중립에 대해서 설명드리면 이것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입니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약을 통해서 본격화됐는데요, 이때 각국이 탄소 중립을 2050년까지 달성하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한국은 2018년과 대비해서 2030년까지는 26.3%로 줄이고, 또 2050년에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는데, 최근에 목표를 수정해서 2030년에 40%을 감축하겠다, 이런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연평균 감축률이 미국과 영국보다도 높고요. 또 탄소 중립 도달 시기도 유럽연합이 60년, 미국은 42년인데 반해서 우리는 32년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을 해야 합니다.

탄소 중립 문제는 통상 마찰로도 확대가 되고 있어서 이것을 이뤄야 한다는 데에는 민관 모두 다른 이견은 없지만,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계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묘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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