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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입항조차 못해…美 '항만 적체' 원인은?

[친절한 경제] 입항조차 못해…美 '항만 적체' 원인은?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10.18 09: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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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8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 얼마 전에 미국 항구에서 물류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 간단하게 전해 드렸던 것 같은데 이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때 제가 미국 증시가 폭락한 원인 중에 하나가 '공급망 대란'이다. 이렇게 설명을 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현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연말까지 이어질 거라는 걱정이 되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항구 상황을 보면, 미국에서는 LA항과 롱비치항이 미국 수입 물류의 40%를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몇 주 전부터 컨테이너 수십만 개가 쌓여 있고요. 컨테이너를 더 쌓을 곳이 없어서 아예 입항조차 못하고 앞바다에 둥둥 떠있는 화물선도 많습니다.

최소 3주는 기다려야 하역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컨테이너와 아마겟돈의 합성어인 '컨테이너겟돈'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항만 적체에 대혼란이 왔다는 뜻입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최대 항만은 '펠릭스토우항'이라는 곳입니다.

여기에도 컨테이너 수만 개가 쌓여 있고, 더 이상 하역 공간이 없어서 일부 화물선이 다시 돌아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배송이 1주일까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우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수요가 진정되면서 물건을 사려는 수요는 다시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보복소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컨테이너 하역 물량도 함께 늘어났는데요, 정작 항만에서 하역과 운반 작업을 할 트럭 운전기사나 창고 인력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럼 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을 때 많은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해고됐고요. 최근 다시 이 근로자들을 구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정부가 준 코로나19 지원금을 받고 이미 다른 일자리를 찾아서 떠났고요. 설령 일자리가 없다고 해도 정부의 지원금이 워낙 많기 때문에 웬만큼 시급을 많이 주지 않는 이상 취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정부 지원금이 많아서 취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네요. 이런 물류량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겠죠?

<기자>

이미 일부 미국이나 영국 마트 진열대는 조금씩 비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는 올해 연말까지 물류 대란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요.

또 영국 정부도 6개월에서 9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다음 달에 블랙프라이데이가 있고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도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죠.

당연히 우리나라도 수입하는 제품들이 제때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요. 크리스마스 선물 구하기도 어러워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것보다 무서운 건 가격이 오르는 건데요,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할 것을 우려한 유통업체들이 벌써부터 주문량을 늘리면서 상품 가격이 껑충 뛸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물가가 뛰면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요. 또 금리가 더 빨리 인상이 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 대비 5.4% 올랐고요. 또 미국판 '1천 원 숍'인 달러트리마저 1달러 판매 정책을 포기하고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앵커>

저렇게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거군요. 그래서 그런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면서요?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서 직접 회의를 열었습니다. LA항과 롱비치항을 24시간 운영하도록 했고요.

월마트와 홈디포 같은 유통업체, 그리고 페덱스, UPS 등의 운송업체들도 운영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회의에 유일하게 초청됐는데요, 삼성도 근무시간을 늘려서 물류 대란을 해소하는데 협조할 예정입니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아마존 등은 직접 화물선을 빌려서 상품을 실어 나르고 또 중국에 직항 대형 화물기를 띄우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 짐작이 되시죠.

그런데 물류 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인력 부족'이죠. 정부나 기업이 내놓은 대책들 가운데 대대적인 인력 충원은 없어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나 영국의 물류가 개선되더라도 망가진 세계 유통망이 재건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런 전망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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