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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64만 원 vs 7천만 원…점점 벌어지는 청년들 출발선

[친절한 경제] 64만 원 vs 7천만 원…점점 벌어지는 청년들 출발선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10.12 09:51 수정 2021.10.16 02: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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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화천대유 사건 관련해서 정말 막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특히 청년들이 이 사건 보면서 되게 상실감이 크다. 이런 얘기도 있어요.

<기자>

얼마 전 연세대학교 캠퍼스에는 이런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누군가 50억 원을 챙겨가는 동안 청년들은 첫 출근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경제난에 시달려 고독사를 당했다."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의 자녀 등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이런 기사를 접하는 청년들은 다른 세계 얘기처럼 들린다고 합니다.

부동산 가격과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취업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죠.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20, 30대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게 통계로도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20, 30대의 평균 자산은 늘었지만 자산 격차, 그러니까 빈부 격차도 더 확대됐습니다.

<앵커>

김 기자, 평균 자산은 늘었는데, 자산 격차가 확대됐다. 좀 말이 어려워요. 해석해서 설명을 부탁드려 볼까요?

<기자>

자산에는 내가 번 돈 말고 빚도 함께 포함돼 있거든요. 그래서 20, 30대의 평균 자산이 늘어나는 건 대출을 많이 받았거나 흔히 말하는 '부모 찬스'였거나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 격차 확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 30대가 가구주인 집을 자산 보유 액수대로 쭉 줄을 세운 뒤에 여기서 하위 20%에 속한 가구의 평균 자산을 살펴봤더니, 2천400만 원 정도였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서 고작 64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에 상위 20% 그룹의 평균 자산은 8억 7천만 원이었거든요. 1년 전에 비해서 7천만 원이나 증가한 금액입니다. 64만 원과 7천만 원 이 차이만 봐도 자산 격차가 한눈에 들어오죠.

또 흔히 불평등도를 따질 때 계산하는 '5분위 배율'이란 게 있습니다. 상위 20%의 평균을 하위 20%의 평균으로 나눈 값인데요, 숫자가 커질수록 불평등은 더 심각해진다고 보면 됩니다.

청년들의 자산 5분위 배율이 2019년에는 33배였거든요. 지난해는 35배까지 더 늘어나 있었습니다.

<앵커>

20, 30대들의 자산 격차 생각보다 굉장히 크네요, 정말. 지금까지는 우리가 20대, 30대 이렇게 합쳐서 알아봤잖아요. 그러면 조금 자세하게 세대별로 나눠서 30대보다 20대의 불평등이 더 심각하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기자>

20대와 30대를 나눠서 봤더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선 30대보다 20대의 소득 격차가 더 작았습니다. 적게 버는 20대나 많이 버는 20대나 차이가 그다지 크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자산 차이는 해마다 더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지금 나오는 표처럼 2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 2019년보다 지난해 더 악화했고요.

또 30대 가구와 비교해도 20대의 격차가 더 심각합니다. 정리해보면 20대의 자산 불평등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는데, 그건 소득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20대는 대출을 받는데도 사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잖아요. 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20대들은 '부모 찬스', 즉 부의 대물림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죠.

젊은 세대일수록 출발선 자체가 다르고 점점 그 격차가 더 눈에 띄게 벌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앵커>

부의 대물림 때문에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거기에 너무 방점을 맞춰서 비난할 것만은 아니라, 이렇게 사회에 처음 나가는 20대들이 너무 빈곤한 상황에 허덕이지 않게끔 정부의 좀 어떤 대책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기자>

부모의 도움으로 빚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있는 반면에, 반대로 학자금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 청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취업한 후에도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서 쌓인 체납액 최근 3년 동안 3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대부분 일정 소득을 올리던 청년들이 실직을 했거나, 아니면 다른 생활비 부담 때문에 학자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그나마 취업을 했으면 그래도 다행이죠. 실업자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청년 실업자는 30만 8천 명 인데요, 청년 6명 중에 1명 이상이 직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직장에 들어가고 집을 사서 결혼을 하는 과거에는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였던 삶이 이제 많은 청년들에게 꿈같은 일이 돼버렸습니다. 청년들의 끊어진 사다리를 이어줄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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