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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개미에 유리해졌다"더니…외국인 공매도만 급증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이번 주 들어서는 진짜 모이기만 하면 주식 얘기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어제도 떨어졌잖아요. 그런데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불만이 다시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미국 증시가 하락한 날에는 어김없이 코스피는 떨어지는데요, 그런데 반대로 상승할 땐 그만큼 오르지가 않습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코스피는 항상 박스권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으로 '박스피'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이 원인에 대해서 '공매도'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최근 커지고 있는데요, 공매도는 증권사에 주식을 먼저 빌려서 팔고요.

주가가 하락할 때 사서 갚는 방식입니다. 하락장에서만 수익이 나는 구조라서 주가 하락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서는 공매도가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 5월부터 일부 재개됐거든요. 이때부터 9월 중순까지 외국인이 매도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공매도를 한 금액이 27조 4천억 원입니다.

전체 매도 금액에서 11.7%나 차지했습니다.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카카오, LG화학 등이 주 표적이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우리가 올해 상반기에 이 얘기를 꽤 했던 것 같은데 공매도 재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뭘 좀 바꾼다는 얘기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게 실제로 그렇게 바뀌었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과거에는 사실 한국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하기는 좀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비율이 해외보다 상당히 낮은 편이었습니다.

개인들에게 유리하게 규정을 바꾸고 난 뒤에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걸 알 수 있는 자료를 최근 금융위원회가 냈습니다.

공매도 재개 이전에는 전체 공매도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였거든요. 그런데 재개 이후에는 1.9%로 아주 약간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에 외국인 공매도 비율은 55%에서 76%까지 아주 급증했습니다. 21%나 증가한 건데요, 당연히 외국인의 하루 평균 공매도 대금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의도한 대로 개인 공매도 비율을 크게 늘리지 못했고요. 외국인 공매도 세력만 더 커졌습니다.

<앵커>

정말 그런 상황이네요. 그러면 이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외국인 사이에서 아직 불공평한 부분들 여전히 남아 있는 겁니까?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부분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공매도에는 '의무 상환 기간'이라는 게 있습니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 주식을 빌리잖아요. 이걸 언제까지 갚아야 한다고 정해 놓은 기간을 말합니다.

한국에선 개인 투자자들은 최장 60일 안에 상환해야 하고요. 기관과 외국인은 '상환 요구 시 언제든' 이걸 갚아야 합니다.

규정은 이런데 실제로 상환은 얼마 만에 이뤄질까요? 개인 투자자가 빌렸다가 갚은 평균 기간은 9일이고요. 기관은 64.8일, 외국인은 75.1일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은 사실상 무기한으로 빌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 상환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 한번 물어봤는데요, "미국에선 기관들끼리 의무 상환 기간을 정해놓고 이때를 넘을 수 없도록 특약 형식의 계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이 만약 맞다면 약간 좀 불공평해 보이기는 하잖아요. 기관 차이가 이렇게 차이가 나니까, 상환 기관이. 그런데 우리 정부는 왜 이걸 규제하지 않고 있는 겁니까?

<기자>

금융위의 해명을 들어보면 다른 나라에서도 '상환 기간'을 못 박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만 기관이나 외국인들을 규제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래도 개인들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서 다음 달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을 더 늘렸습니다.

현재 60일에서 90일로 연장하고요. 만기가 된 뒤에 연장도 가능하도록 바꿨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게 그다지 큰 도움이 안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차이는 '담보 비율'에 있습니다. 주식을 빌린 사람이 잔고로 유지해야 하는 비율을 말하는데요, 이것도 기관과 외국인은 105%이지만, 개인은 140%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가 될 걸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만 해도 공매도 잔액은 4조 원대였는데요, 지난달 9조 원을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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