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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만 개통하면 된다더니"…'내구제 대출' 당하는 청년들

<앵커>

필요한 돈을 구하기 힘든 취약계층과 청년들이 불법 사금융의 덫에 빠지고 있습니다.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뜻의 내구제 대출 사기까지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대출을 받았다가는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A 씨는 대출 만기 연장이 안 된다는 은행 말에 급하게 돈을 융통할 곳을 찾다가 '내구제 대출'을 접하게 됐습니다.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기기를 넘기면 일부를 현금으로 주겠다"며, "기기 할부 금액 등은 안 갚아도 된다"는 대부업자 말에 넘어갔습니다.

[A 씨/내구제 대출 이용자 : 돈 구할 데가 휴대폰 가개통 밖에 없어서…. 진짜 주변에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습니다.]

신형 휴대전화 3개를 개통해 넘긴 뒤 A씨가 대부업자로부터 받은 돈은 1백50만 원.

하지만 갚지 않아도 된다던 단말기 할부금에 통신요금, 살인적인 이자까지 갚아야 할 돈은 금세 9백만 원 넘게 불었습니다.

[A 씨/내구제 대출 이용자 : 빚 자체가 훨씬 늘어나 있었고, 그걸 갚아나가는 게 힘들었죠.]

내구제 대출은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가전제품을 렌털해 대부업자에게 넘기면 대부업자가 물건을 팔아치운 뒤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인데, 말이 대출이지 불법 금융 사기로 대부업자뿐 아니라 대출받은 사람까지 처벌받습니다.

그런데도 인터넷엔 신용등급이 낮아도 되고, 2차 피해가 없다고 거짓광고하는 업체가 수두룩합니다.

[주세연/광주청년드림은행 센터장 : (상담을 한) 36명 중에 절반 이상이 무직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창구가 많지 않았고, 정책이나 안정적인 정보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장혜영/정의당 의원 : 금융당국에서는 이런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구제 하기는커녕 수렁에 빠뜨리는 내구제 대출, 불법 금융 사기에서 서민과 청년들을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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