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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헝다보다 더 큰 악재"…중국 경제 '진짜 위기'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중국 경제에 나쁜 악재들이 있는 것 같아요. 헝다그룹의 파산설도 있고 또 다른 악재도 있다면서요. 

<기자>

이건 어제 모닝와이드에서 짧게 설명을 하긴 했지만 워낙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친절한 경제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중국 경제의 진짜 위기는 헝다 그룹이 아니고 '이것'이라는 외신 보도까지 있었습니다. 바로 '전력난'인데요, 지금 보시는 영상처럼 아파트 단지가 암흑에 휩싸이기도 했고요. 도로 신호등도 꺼져서 도심 곳곳이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정전 때문에 한 공장에서는 환기 장치 가동이 중지됐습니다. 그래서 23명이 가스에 중독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모두 심각한 '전력 부족'이 원인이었습니다. 

중국에는 전체 31개 성이 있는데요,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지역이 계속 늘어나서 현재 20개 성에서 전력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인데, 이 3곳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앵커>

지금 이런 전력난 때문에 중국에 있는 공장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운영을 못 한다거나, 가동을 못 한다거나. 그런데 중국 공장은 중국 내에 있는 회사만 아니라 우리 회사도 있고 전 세계 회사 공장이 다 있잖아요.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전력 공급 제한의 여파는 거의 모든 업종으로 지금 퍼지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형 제철소와 알루미늄 정련 공장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섬유, 식품 공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애플과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들도 가동을 중단했는데요,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애플의 공급업체들이 긴급사태에 대비해서 충분한 재고를 비축하고 있어서 단기적인 생산 중단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공급망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전력 공급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장쑤성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공장도 17일부터 생산 공정이 일부 멈췄고요.

또 오리온도 랴오닝성의 생산 공장 가동을 27일부터 중단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들까지도 전력난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전력난이 생긴 겁니까?

<기자>

사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먼저 중국 정부가 현재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최근에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5G 통신 사업에 참여하는 걸 배제했고요. 또 코로나19 기원에 중국 책임이 있다면서 국제 사회에 독립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보복을 한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의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겁니다. 호주산 석탄은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용 석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부작용은 중국에 부메랑처럼 돌아왔습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하면서 산업용 전력 수요가 늘어났지만 발전용 석탄 공급은 부족해진 거죠.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건 지방정부들이 연중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각자 할당받았는데요, 이걸 지키기 위해서 일부 지역에서 산업 시설 가동을 줄이고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내년 2월 동계올림픽 때 국제 사회에 파란 하늘을 보여줘서 저탄소 경제를 추진하는 걸 알리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김 기자 설명 쭉 들어보니까 왜 그런지 알 것 같고, 들어보니까 이게 진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전력난이 국제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전력 부족 현상으로 먼저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나아가서 세계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전력난 때문에 중국 산업군 가운데 40%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일본 노무라증권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7%로 낮췄습니다.

여기에다가 지금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는 헝다그룹까지 파산하고 중국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까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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