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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학력에 따른 미혼율, 이렇게 달랐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8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결혼을 잘 안 한다는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미혼 인구가 늘어났을 것 같은데 오히려 줄었다고요?

<기자>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를 하고 어제 내놓은 따근따근한 자료인데요, 2015년과 작년, 그러니까 5년 사이에 15세 이상 국민들의 혼인 여부를 한번 비교해봤습니다.

2015년 미혼 비율이 31.1%였거든요, 그런데 작년에는 0.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얼핏 이 숫자만 보면 결혼을 많이 해서 미혼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것이 아니고요. 15~19살 사이의 청소년 인구 자체가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미혼자 수도 그만큼 적어진 것입니다.

실제로 청소년 미혼 인구가 5년 전에 비해서 74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이거 세대별로 나눠보면 특징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10대 미혼자만 줄었고요, 20대 이상 미혼자는 모두 늘어났습니다. 저출산이 만들어 낸 통계의 착시현상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통계적 숫자만 봤을 때는 이렇지만 결국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들은 결혼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이야기인 것이죠? 20대 이상 미혼자는 5년 전보다 꽤 많이 늘었나봐요.

<기자>

최근 사회 분위기만 봐도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연령별로 더 쪼개서 보면 증가폭이 가장 큰 것은 30대입니다.

2015년만 해도 30대 미혼율이 36.3%였는데요, 지난해에는 42.5%로 6.2%포인트나 뛰었습니다.

특히 30대 중에서도 '남성'이 '미혼'으로 지내는 비율은 작년에 처음 50%를 넘었습니다. 그러니까 30대 남성 2명 중에 1명은 결혼을 안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30대 여성이 결혼을 안 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33.6%인데요, 3명 중에 1명은 미혼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통계가 있었는데요, 통계청이 교육 수준에 따른 미혼율도 공개를 했는데 성별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어떻게 차이가 있었습니까?

<기자>

이거 어떤 것이냐 하면, 학력에 따라서 30세 이상의 미혼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통계인데요, 이것은 그래프로 보면 한눈에 이해가 됩니다.

남성은 대학교 2·3년제를 졸업한 사람들이 결혼 안 한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27%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4년제 이상, 대학원 졸업 등 학력이 높아질수록 미혼 비율은 반대로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반면에 여성은 학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미혼율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대학원까지 졸업한 사람들 중에 여성은 22%나 결혼을 안 한 반면에, 남성은 그 절반만 미혼자였습니다.

이 통계를 토대로 보면 청년들, 특히 여성들이 결혼을 안 하는 이유가 대체적으로 돈이나 직업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결혼과 출산을 위해서 정부가 지원금을 푸는 이런 1차원적인 정책은 시행한다고 해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엥커>

매우 재미있네요, 저 자료가. 방금 김 기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정부는 청년들이 직업을 아직까지 얻기 어렵고, 생활비가 조금 부족해서 결혼을 주저하는 것 아니냐 해서 현금성 지원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주제인데요,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취업이 어려워서 그런지 부모에게 기대고 있는 청년들도 꽤 많이 늘었다면서요?

<기자>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취업도 결혼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가운데 43% 정도는 본인이 직접 일해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한 캥거루족 7.5%였는데요, 비율로만 보면 적은 것 같지만 전체 314만 명이나 됩니다.

이제 취업하는 연령이 사실 많이 늦어졌기 때문에 20대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하는 경우는 그럴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이 있지만, 30~40대 가운데 부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사람도 65만 명에 달했습니다.

성인 캥거루족의 5명 중 1명은 30~40대인 셈입니다. 캥거루족을 단순히 '의지 부족' 등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고요.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과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개선 같은 해결책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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