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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김연경이 답하다 ② 라스트 댄스 그리고 좋은 리더의 조건

[라커룸S] 김연경이 답하다 ② 라스트 댄스 그리고 좋은 리더의 조건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21.09.10 17:01 수정 2021.09.11 09: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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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캡틴 김연경은 올림픽이 끝난 뒤 두문분출했습니다. 김연경 측은 SBS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면서 8월 말까지 진행된 KOVO컵 대회가 마무리되면 시간을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9월 들어 인터뷰 일정이 잡혔고, 저와 SBS 비디오머그 팀은 김연경 인터뷰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근황과 속마음, 올림픽 뒷이야기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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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김연경
Q. 다시 올림픽으로 돌아가 볼게요. 정말 꿈같은 한 달을 보낸 거 같은데 어떤가요.

"열심히 준비했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았던 힘들었던 그런 대표팀이었던 거 같아요. 긴 시간 동안 코로나 여파로 뭔가 밖에 외부활동을 하지 못했고, 단절된 상황에서 선수들끼리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VNL 대회부터 이탈리아에 가서 버블 형태의 생활을 했는데, 약간 해외 진출? 아니면 해외 전지훈련을 한 기분이었어요.
올림픽을 가기 전에도 정말 쉴 틈 없이 준비하면서 지낸 거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하루하루 정말 후회 없이 준비를 했던 거 같아요.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올림픽이 끝나고 후회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그 과정이 있어서 지금은 후회가 없는 거 같아요."

Q. 여러 순간이 있었지만, 김연경이 꼽는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고의 순간은 어쨌든 승리 후인 거 같아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기면 그 힘든 게 사르르 녹으니까요.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했을 때가 가장 짜릿한 순간인 거 같아요. 그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저에겐 너무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그것도 역전승을 했기 때문에 가장 기억이 많이 남네요."

Q. 8강에선 터키를 이겼잖아요. 워낙 오래 뛴 곳이어서 친분도 있었고. 승리 후 어떤 뒷이야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선수촌에서 터키 선수들을 만나지는 못했어요. SNS를 통해서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당시 경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좀 했고, 터키 친구들은 축하한다고 얘기해줬고, 저는 그 친구들에게 '좀 아쉽게 됐다'고 위로했어요."

라커룸 김연경
Q. 터키전이 끝난 뒤 국내 팬들이 터키산불화재 돕기도 나섰는데, 소식 알고 있었나요.

"네 이야기 들었어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내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죄송하면서도 이렇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게 또 터키 뉴스에 나왔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팬들 덕에 제가 또 영광을 누리는 거 같습니다."

Q. 준결승에서 아쉬운 패배, 그리고 3,4위전을 마치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믹스드존에서 많이 울었죠. 저도 12년 취재하면서 우는 모습을 처음 본 거 같아서 울컥했네요.

"아니 SBS 취재진이 너무 오열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더 오열한 거 같아요.(웃음) 막 이렇게 우시니까 계속 울컥하고 그 감정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더라고요.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울컥했어요. 그냥 '은퇴'라는 단어 자체가 저에겐 그냥 눈물을 쏟아낼 만한 그런 단어였던 거 같아요. 지금도 생각하면 조금 약간 울컥하긴 하는데, 아무튼 그런 감정이 좀 많이 왔다, 갔다 그랬네요."

Q.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빈 코트를 바라보는 모습도 화제가 됐어요.

"그냥 마지막이라는 게 저에게 좀 큰 의미가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텅 빈 코트를 보면서 이제 진짜 마지막 올림픽이구나 생각을 했고,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였구나 이렇게 떠오르면서 그냥 퇴장을 했던 거 같아요. 저 혼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사진이 찍히면서 화제가 돼 놀랐어요."

Q. 경기 중 화를 낸 심판을 종료 후 찾아가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심판께 가서 상황을 설명을 했고, 심판도 이야기를 들어주더라고요. 이전부터 아는 심판이세요. 그래서 편안하게 이야기했고, 사과도 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그러면서 잘 풀고 끝냈습니다.(웃음)"

Q. 벌써부터 김연경 없는 여자배구 대표팀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데.

"제가 없어도 우리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뒤에서 많이 도와줄 거니까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선수들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후계자를 누구 하나 딱 꼽을 수는 없고, 대표팀을 이끌어 갈 선수들이 몇 명 있어요. 그 선수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경험도 있기 때문에 자기 역할을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Q. 김연경을 보면서 '저런 리더가 있었으면 좋겠다' 또는 '저런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요. 리더라는 자리는 어떤가요.

"고충이 많죠. 리더는 팀을 대표하는 자리잖아요. 뭔가 하나를 꼽자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거 같아요. 리더라는 자리는 항상 좋은 소리만 들을 수 없고, 안 좋은 소리를 더 많이 들어야 하는 그런 자리인 거 같아요. 또 어쨌든 팀을 이끌어 나가려고 하면 가끔은 쓴소리를 해야 하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뭔가 잘했을 때는 칭찬보다 충고를 하고 더 잘 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힘든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리더라는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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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러나 김연경은 좋은 리더라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좋은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사실 좋은 리더가 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도 '좋은 리더' 그러면 '이거다!' 이렇게 딱 이야기할 게 사실은 없는데, 저는 그냥 솔직함인 것 같아요. 그 솔직함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선수한테 가서 뭔가 얘기를 그냥 하고 뭔가 안 됐으면 '안 됐다', 됐으면 '됐다'고,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상대도 이야기를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마음이 통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통하려면 일단 솔직함이 중요한 거 같아요. 솔직하면 큰 문제가 없는 거 같아요. 리더로서 역할이 그런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 드네요."

Q. 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지만 벌써 시간이 다 됐네요. 마지막으로 응원해주신 팬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SBS와 비디오머그, 스포츠머그 구독자 여러분 배구 선수 김연경입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응원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저희 대표팀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저도 이번에 중국에 가서 뛰게 됐는데 많이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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