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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공식 화폐' 된 비트코인…첫날 어땠을까

[친절한 경제] '공식 화폐' 된 비트코인…첫날 어땠을까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09.09 09:55 수정 2021.09.09 10: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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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9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엘살바도르, 이름도 약간 생소한데, 조그마한 나라인 것 같은데 여기서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했다면서요?

<기자>

엘살바도르는 멕시코 아래에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전체 인구가 650만 명 밖에 안 되는데요, 지난 6월에 세계 최초로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원래 이 나라는 미국 통화가 자국 통화였는데, 현지 시간 7일부터 비트코인도 공식 화폐가 됐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살 때나 세금을 낼 때도 비트코인을 쓸 수 있게 된 겁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치보'라고 불리는 공식 디지털 지갑을 만들었고요. 치보에 가입하는 국민들한테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주고 있습니다.

또 치보 현금인출기를 전국에 200개 정도 설치해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시행 첫 날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다운 받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까 휴대폰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 자체가 안됐고요. 또 현금인출기에 입금을 해도 치보에서 확인이 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국민들 중에서 일부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면서요.

<기자>

첫날부터 전자 지갑 치보의 오류가 발생했잖아요. 그래서 반대 여론이 더 거세졌다고 합니다.

약 1,000여 명이 참석한 비트코인 반대 시위가 있었는데요, 시위대는 위험이 따르고 불편한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야당 의원들은 비트코인에 반대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의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인터넷 접속 자체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시민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엘살바도르 국민들 모두가 반대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엘살바도르가 현재 미국 달러에 의존하고 있는데 금융혁신과 다변화를 위한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비트코인이 화폐로써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게 굉장히 논란이 되고 관건이잖아요. 그런데 엘살바도르라는 작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공식 화폐로 도입을 했다고 하면 가격이 많이 올랐을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로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하루 전 날만 해도 비트코인이 계속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식 화폐로 도입이 되자마자 급락세로 돌아서서 한때 최대 17%까지 폭락했습니다. 이 여파로 다른 알트코인의 가격도 같이 추락했고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 게 호재가 맞기는 하지만, 이미 시세에 선반영됐고, 시행 첫날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자 트위터를 통해서 비트코인 15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는 앞서서 비트코인 400개를 사들였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전체 비트코인 보유 수가 550개로 늘어난 건데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국가 재정의 위험성도 그만큼 같이 커졌습니다.

<앵커>

역시 시장은 빨리 반응하네요. 그런데 방금 김 기자가 설명해 준 것처럼 비트코인이라는 게 조금 안정적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국제기관들 우려하는 목소리들 많다면서요.

<기자>

아직은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큽니다. 자금세탁이나 외환 규제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통화기구 IMF에서는 "수많은 거시 경제와 금융, 법률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고요.

또 세계은행은 "통화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 등도 돈세탁이 더 쉬워질 거라는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무디스는 비트코인 도입 때문에 금융 안정성이 더욱 흔들릴 수 있다면서, 최근 엘살바도르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모든 혁신에는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도전을 멈출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작은 나라'의 무모한 실험으로 기록이 될지, 다른 나라들도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받아들이는 이런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낼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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