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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21년생 신생아, 성인될 때쯤 나라 빚 '1억 원' 짊어진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31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빚 이야기 참 많이 하게 되는데, 오늘은 국가 채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국가 채무가 많이 늘어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요?

<기자>

가계 채무는 각 가정에서 갚아야 할 빚이라면, 국가 채무는 국가가 갚아야 할 채무를 말합니다.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국내외에서 돈을 빌리면서 생긴 빚인 것이죠.

그래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가 왔던 2019년부터 국가 채무가 갑자기 늘기 시작하죠.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47조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정부가 위기 대응을 위해 재정을 풀었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올해 말에는 96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잖아요. 전 국민의 약 88%에 25만 원씩 돌아가는데요, 이런 예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예산 편성이 국가 채무를 악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그래프를 보니까 정말 최근 들어서 특별한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많이 늘기는 늘었네요. 그런데 저렇게 많이 채무가 늘었잖아요. 저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교한 수치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국가 채무가 늘어나더라도 국내총생산이 함께 늘어나면 그래도 빚을 갚을 여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점점 악화하고 있습니다.

신용등급 AA 국가들 대부분이 40%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 40%가 '재정 건전성'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 36%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말에 이것이 44%까지 상승했습니다.

여기에다가 기재부는 2024년, 그러니까 3년 뒤에 국가 채무 비율을 58.3%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IMF의 전망은 이것보다 더 비관적입니다. 64.4%까지 올라갑니다.

이 때문에 한 달 전에 한국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국가 채무의 가파른 증가와 인구 감소가 맞물려서 재정 운용하는 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빚이 좀 늘어도 이 빚을 감당할 수 있게 생산도 늘어나고 이렇게 소득도 늘어나고 이러면 될 것 같은데, 지금 그런 상황도 아니라는 상황이네요.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빚은 계속 늘어날 테고 그러면 이 빚은 결국에는 우리 다음 세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부담을 해야 될 텐데, 이 젊은 사람들이 빚을 얼마나 부담해야 되는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한 경제연구원에서 국민 1명당 갚아야 할 빚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한 번 해봤습니다. 우선 국가 채무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평균' 수준으로 잡았고요.

여기에다가 통계청이 발표한 '미래 생산가능인구', 그러니까 아이나 노인들을 뺀 일 할 수 있는 사람 수를 대입했습니다.

그랬더니 생산가능인구 1명이 짊어져야 할 국가 채무가 작년 말에는 2천200만 원 정도였는데, 2038년 16년쯤 뒤에는 1억 원을 넘기게 됩니다.

이 말은 올해 태어난 신생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성인이 될 때쯤 부담해야 할 1인당 국가 빚이 1억 원을 넘긴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2047년에는 1명당 국가 채무가 2억 원을 넘고요, 2052년에는 3억 원을 훌쩍 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 수치가 한 사람이 언제까지 국가에 꼭 갚아야 하는 빚, 이렇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만큼 우리 후손들이 부담해야 되는 것이 많다는 것인데, 이 부담은 결국에는 세금이잖아요. 국가가 확보할 수 있는 세수는 결국은 세금일 텐데, 그러면 이렇게 빚이 늘어나면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증세 가능성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래도 다행히 올해 상반기 세수는 조금 더 늘어났습니다. 작년보다 48조 원이나 더 걷혔는데요, 집값이 폭등했기 때문에 주택을 팔 때 부과하는 양도세가 가장 많이 급증했고요.

또 주식 거래도 늘어서 주식 매매와 관련된 세금도 크게 늘었습니다. 주식 거래를 할 때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를 내거든요. 이것이 2조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경제가 회복하면서 기업들의 실적까지 좋았죠. 하지만 계속 이렇게 세금이 많이 걷힐지는 사실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당장 올해 하반기만 해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경기가 다시 침체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기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어서 국가 부채를 메우기보다는 처음부터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짜임새 있게 쓰는 것이 더 중요한데요, 오늘 오전에 기재부가 내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합니다.

내가 낸 세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이런 발표를 보시면서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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