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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 있지 못할 만큼 맞았다…"살인입니다"

폭행 당시 영상 담긴 CCTV 공개

<앵커>

지난달 서울 마포구에서 남자친구에게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이 며칠 전 끝내 숨졌습니다. 피해자인 25살 황예진 씨의 부모님은 단순히 데이트 폭력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심각했고 제대로 된 처벌이 필요하다며, 숨진 딸의 이름과 폭행 당시 영상이 담긴 CCTV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전병남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세상이 무너진 건 꼭 한 달 전.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파출소에서 경찰 두 분이 찾아왔어요. 따님이 사고가 났습니다. 지금 응급실에 있으니까 가보셔야 합니다….]

25살 외동딸 황예진 씨.

취업이란 바늘구멍을 막 뚫어낸 대견한 딸은, 혼수상태였습니다.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뇌출혈이 있어서 (살아날) 가망이 없다.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속옷에는 좀 하혈이 많이 돼 있었고….]

예진 씨를 폭행한 건 남자친구 A 씨.

이전에 다툼이 있었는지, 예진 씨가 A 씨의 머리를 잡아채고, 이후 A 씨가 예진 씨를 벽에 수차례 강하게 밀치자 예진 씨가 맥없이 쓰러집니다.

마포 데이트 폭력 사건

이후 정신을 차린 예진 씨와 A 씨는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추가 폭행이 이뤄져 입술이 붓고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했다고 유족은 주장합니다.

다시 CCTV에 찍힌 예진 씨는 정신을 완전히 잃은 상태.

A 씨는 예진 씨를 엘리베이터에 태워 옮기는데, 옷에 핏자국이 선명합니다.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 있는 딸의 곁에서 부모님은 한 번 더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마포 데이트 폭력 사건

법원이 "도주 가능성이 낮다"며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입니다.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예진 씨는 지난 17일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검 1차 구두 소견에 따르면 사인은 외상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

경찰은 현재 살인의 고의성을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며, 상해치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폭행과 사망 간 인과관계도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유족은 사망신고까지 미루며, 살인죄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이미 아이가 뇌출혈로 심장 정지가 돼서 산소가 안 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의사가) 얘기하거든요.]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닥칠 비극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예진 씨는 남자친구와의 추억을 담은 앨범까지 만들었습니다.

[고 황예진 씨 어머니 : 그냥 연애하다가 싸워서 폭행당해 사망했다?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저희는 이건 살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전민규, CG : 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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