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구두약 초콜릿 · 딱풀 사탕' 이제 못 판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5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최근 보면 '펀슈머'라는 용어가 보이던데, 이게 뭡니까?

<기자>

우선 펀슈머는 영어로 펀, 재미와 소비자가 결합한 단어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걸 넘어서서 재미있는 소비를 추구하는데요.

특히 최근에 코로나19가 또다시 확산하면서 바깥 외출을 꺼리게 되잖아요. 지루하다 보니까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새롭거나 독특한 상품에 눈길이 가게 됩니다.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 펀슈머의 시작은 편의점 수제 맥주였습니다.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으로 사라진 자리를 국산 수제 맥주가 차지했고요.

그중에서도 한 밀가루 업체와 협업한 맥주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덕분에 이 맥주를 팔았던 편의점 업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서 10%나 뛰었습니다.

그 뒤로도 의외의 브랜드와 콜라보한 제품들이 유행처럼 잇따라 출시되고 있습니다.

<앵커>

저도 이렇게 약간 독특한 눈길이 가는 제품들이 요새 많이 보이기는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제품들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사실 식품과 식품 브랜드가 결합하면 이건 큰 문제가 없지만, 화학 제품을 모방해서 만든 식품들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구두약 케이스에 초콜릿을 팔거나, 펜 모양의 음료수도 나왔고요. 딱풀과 똑같이 생겼는데 이거 열어보면 사탕이 들어 있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또 우유인 것 같은 바디워시 제품도 출시가 됐었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콜라보 제품을 접해보고, 이게 먹는 거라고 생각해서 진짜 구두약이나 딱풀을 먹을 수도 있잖아요.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생활화학제품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는 아이들이 먹으면 안 되는 제품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앵커>

화면 보니까 정말 똑같이 생겼네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헷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펀슈머 제품들도 규제를 받기 시작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위험한 펀슈머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요. 지난 14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규정인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펀슈머 제품 중에서도 생활용품 등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와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인데요, 주로 잘못 인식하는 게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주요 금지 대상도 학용품과 생활화학제품입니다.

학용품은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빈도가 높고, 생활화학 제품은 섭취하면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거나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서 금지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앞서 말씀드린 구두약 초콜릿과 펜 모양의 음료수, 또 딱풀 캔디는 모두 판매가 중단됩니다.

하지만 일부 제품들은 이번 규제를 피해 갔는데요, 바둑알과 같은 모양의 초콜릿 제품은 학용품도 아니고 생활화학제품도 아니라서 이번 규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규제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제품은 처음부터 팔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결국 우리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어린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화장품을 본떠서 만든 식품들도 판매를 금지한다면서요.

<기자>

식품 모양의 화장품들, 아이들이 잘 못 알고 먹기가 참 쉽습니다.

그동안 규제가 없어서 화장품 회사들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었는데요, 컵케이크 형태의 입욕제나 떡 모양의 고체 비누, 또 요거트 형태의 마스크 팩도 있었습니다.

두 브랜드를 섞은 콜라보 제품으로는 마요네즈 모양의 헤어팩, 바나나우유와 똑같은 바디로션, 핸드크림 같은 것도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식품의 형태, 용기, 포장 등을 모방한 화장품은 제조나 수입, 판매가 금지됩니다.

사실 이런 규제는 우리나라가 좀 늦은 측면이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영국 같은 곳은 식품 모양의 제품 마케팅과 수출이 꽤 오래전부터 금지돼 왔습니다.

이미 이런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있다면 어린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서 음식으로 잘 못 알고 먹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