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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월급 100% 저축할 때, 집 사려면 걸리는 시간은?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6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부동산 이야기 정말 많이 하는데 많이 오르고 있잖아요, 가격이. 그래서 내 집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 늘어났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요즘 아파트 거래가 좀 뜸하기는 하지만 한번 거래가 되면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을 합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매수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에 국토교통부가 5만 가구를 표본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거실태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그중에서 PIR, 그러니까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을 한 번 따져봤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주택 가격의 중위 가격을 가구 연소득의 중위 가격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월급을 받아서 하나도 안 쓰고 그대로 모아서 집을 장만할 때 걸리는 기간을 말하는데요, 많이 들어보셨죠.

전국 PIR은 5년 6개월이고요. 수도권은 8년이 걸립니다. 전국 수치는 아주 약간 오른편이지만, 수도권은 2019년 6년 9개월이었으니까 작년에 크게 뛴 겁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월급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얼마를 기준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8년 만에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다? 요즘에 가격 오르는 거 비교해보면 선뜻 잘 이해가 안 돼요.

<기자>

그렇죠. 저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숨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앞에서 PIR을 집계할 때 중위가격을 사용한다. 이렇게 말씀드렸잖아요.

중위 가격이라는 게 가격 순으로 쭉 나열해놓고 이 중에 한가운데 있는 값을 말합니다. 평균을 낸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고가의 주택이나 고소득층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또 부동산 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고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아직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토부는 서울 통계는 빼고 수도권과 전국을 기준으로만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체감보다 낮은 기간이 나온 겁니다.

국토부가 서울 통계를 계속 빼고 발표한 건 아니었습니다. 2017년까지는 서울의 PIR까지 포함했다가, 서울시가 따로 최종 결과를 내놓는다면서 그 뒤로 서울 통계를 제외했습니다.

<앵커>

이게 서울 통계가 빠져 있으니까 이런 약간의 좀 오해 같은 게 생기는 거군요. 그럼 만약에 서울 아파트값 기준으로 한 조사 결과도 있습니까?

<기자>

사실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게 서울 아파트 가격이죠. 그래서 서울 지역 PIR에 가장 관심이 많고요. 의미가 있는 자료인데, 국토부가 이걸 빼놓는 걸 놓고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사 방법이 좀 다르긴 하지만 민관기관인 KB부동산에서는 서울을 기준으로 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17.8배였습니다. 이건 17년이 넘도록 월급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에 역대 최고치입니다.

국토부가 이번에 발표한 통계의 기준은 작년 하반기거든요. 그럼 이때 통계도 한 번 볼까요. 서울의 PIR이 14.8배~16.8배였습니다.

그러니까 14년에서 16년은 월급을 다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겁니다. 국토부가 내놓은 수도권, 전국 기준 통계와는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지죠.

<앵커>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이게 수도권이라 그러면 서울, 경기, 인천 지역 말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서울만 쏙 빼놓고 정부가 발표하는 걸 보면 왜 요즘에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통계를 발표한다. 이런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데이터 발표할 때에는 좀 더 빅데이터, 그러니까 많은 정보들을 국민들한테 알려주려고 하는 노력들도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가 보유율도 떨어졌다고 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먼저 주택보급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요, 주택보급률은 거주 가구 수에 비해서 주택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후로 이미 100%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1명이 집 한 채씩만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죠.

그래서 자가보유율을 따져봐야 하는데요, 전체 가구 중에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의 비율을 뜻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60.5%거든요. 2019년에 비해서 0.6%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서 집은 사지 못하고 임차인으로 남은 사람이 많기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국토부는 앞으로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날 거라면서 수치가 좋아질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에 살고 싶은 조건의 주택을 마련해주는 건지는 되짚어 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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