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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잃어버린 30년' 보낸 일본, 그동안 역전한 한국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3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내일모레면 광복절이에요. 그런데 저희 왜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 이랬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얘기 들어보면 '도시가 좀 깨끗하고 맛있는 게 많은 나라로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도 들린 적이 있거든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력 격차가 많이 줄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은 광복절 특집으로 한번 준비를 해봤는데요, 지난 30여 년 동안 일본과 한국의 경제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를 해봤습니다.

언뜻 생각해봐도 예전에는 일본 가전제품이 최고라고 쳐주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의 삼성과 LG 제품들이 가장 잘 팔리고 있잖아요.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비교해도 한국이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고요. 심지어 역전한 부분도 있습니다.

매년 IMD라는 스위스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국가경쟁력지수를 평가해서 발표합니다.

각국의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자료인데요, 지금 나오는 표 보시면 1995년 한국은 26위, 일본은 4위를 차지했습니다.

IMD 국가경쟁력 종합순위

그런데 작년에 우리는 3계단 상승해서 23위로 올라섰지만, 일본은 34위로 밀려났습니다.

우리나라 경쟁력 지수가 약간 상승한 것도 있지만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30년' 때문에 국가 경제가 크게 악화한 원인이 컸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것 말고도 국가 신용 등급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역전했다면서요.

<기자>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 그리고 피치입니다.

1990년에는 세 기관에서 모두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더 높게 봤지만, 올해는 한국이 일본보다 전부 다 2단계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S&P를 한번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990년 A+였던 한국의 신용등급은 현재 AA 등급까지 상승한 반면에, 일본은 반대로 등급이 하락해서 올해는 한국보다 2단계나 낮습니다.

또 명목 GDP, 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지표로 이용되는 수치인데요, 30년 전에 11배나 차이 나던 게 작년에 3배까지 줄어들었고요.

또 나라마다 다른 물가와 환율 수준을 반영해서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도 있거든요.

이건 2018년부터 우리나라가 일본을 아예 따라잡았고요, 작년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앵커>

제조업 경쟁력도 우리나라가 좀 더 높아졌다. 이런 얘기도 있어요.

<기자>

맞습니다. 제조업도 한국이 더 우위에 있는 걸로 나타났는데요, 유엔산업개발기구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서 국가마다 순위를 발표합니다.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라고 불리는데요, 1990년에 한국은 17위, 일본은 2위였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3위로 올라갔고요. 일본은 5위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의 수출액도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 한국과 일본이 4배 이상 차이가 났거든요.

그런데 작년에 한국 수출액이 5천130억 달러까지 급상승하면서 일본의 80% 수준까지 바짝 쫓아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회사들 숫자가 사실 이건 아직은 일본이 더 많기는 합니다.

일본이 53개 업체고 우리가 15개인데요, 그래도 25년 전에 18.6배나 차이가 나던 게 최근에 3.5배까지 좁혀졌습니다.

다만 이것도 역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악화된 게 더 큰 원인이 됐습니다.

<앵커>

방금 김 기자가 얘기한 것처럼 일본 경제가 워낙 그동안 좀 안 좋았기 때문에 이런 영향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경제가 많이 발전하고 우리 산업이 더 많이 발전했다. 이런 느낌도 많이 들기는 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직 조금 뒤처지고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요?

<기자>

바로 기초 과학 기술 분야인데요, 글로벌 연구개발 1000대 투자 기업을 보면, 일본이 한국에 비해서 5배 이상 많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2019년에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하면서 우리나라가 소재를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요.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소재와 부품 액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자 규모가 1994년에 비해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기초과학기술과 원천기술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는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한국은 전무한 상황이죠. 그런데 일본은 지난해까지 24명을 배출했습니다.

지난 30년만큼 앞으로도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격차가 여전히 큰 기초 과학기술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하고요. 정부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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