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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대출 갈아타기도 앱으로?…반대 나선 은행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대출 관련해서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 대출 너무 많다. 이런 기사 참 많던데, 그런데 정부가 10월쯤에 조금 싼 이자를 줄 수 있는 대체 상품으로 갈아타기 쉽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서비스가 내놓는다고요?

<기자>

저금리 시대인만큼 투자를 하거나 집을 사려고 대출 하나쯤 받아두신 분들 많죠. 가계 대출 시장이 1천700조 원이나 됩니다.

지금은 이율이 좀 낮은 대출로 갈아타려고 해도 여러 은행 앱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직접 은행 지점을 돌아다니면서 대출 조건을 조회해야 금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대출 조회를 많이 하면 비대면 대출이 제한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오는 10월에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을 출시하는 걸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간단하게 휴대폰 앱을 통해서 저렴한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인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저가 호텔이나 항공권을 찾는 것처럼 빠르고 쉽게 최저금리를 찾는 게 가능해지고요.

또 금융사들 사이에 금리 인하 경쟁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시행만 된다면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주 획기적인 시스템인 겁니다.

<앵커>

그러네요. 시행만 되면 참 좋은 시스템일 것 같아요. 그런데 시중 은행들이 반대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먼저 이 서비스의 사업 모델을 말씀드려야 하는데요, 은행들이 대출 상품의 정보를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에 전달하고요.

핀테크 업체들은 이 대출 상품들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고객들은 이걸 보고 제일 저렴한 대출 상품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수수료를 제공해야 하는데요, 시중은행들은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면서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만일 핀테크가 수수료를 인상하면 시중은행들이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결국 시중은행들은 최근 따로 대출금리 비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면서 반쪽짜리 서비스가 출범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한 곳에서 모든 걸 비교할 수 있어야 편하고 좋겠죠. 현재는 그게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이 수수료가 지금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네요. 최근에 금리위원장 이 문제로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까지 했다면서요?

<기자>

이 간담회에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였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플랫폼 서비스 대상을 중금리 대출로 제한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고요. 은행이 사실 거의 취급하지 않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8.3% 수준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처음 취지와 크게 벗어나게 되겠죠.

그래서 정부는 처음 계획을 일정대로 계속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범 목표 시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오는 10월이라 이제 두 달도 안 남았잖아요.

금융당국은 플랫폼만 먼저 출범한 뒤에 은행권의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처음 김 기자가 이 서비스 소개해줄 때만 하더라도 "되게 좋은 서비스가 나오는구나"라고 기대가 생겼는데 듣다 보니까 이거 진짜 10월에 예정대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기자>
 
사실 각자의 입장이 너무 다르고요. 조율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저마다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서라고 주장을 하고는 있습니다.

핀테크 업체들은 "이미 대출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훨씬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은행권에서는 "핀테크에 줄 수수료가 오히려 금리를 인상시킬 뿐이고, 독자적인 금리 비교 시스템이 금리 인하에 더 도움이 된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입니다. 이미 소비자들을 상대로 올린 이익이 굉장히 많기 때문인데요,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은 22조 1천억 원의 이자 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 7천억 원 늘어난 건데, 대부분 대출 이자로 인한 이익입니다. 전문가들은 업계 간 밥그릇 싸움에서 벗어나서 소비자들을 위한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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