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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재건축 2년 실거주' 1년 만에 없던 일로

[친절한 경제] '재건축 2년 실거주' 1년 만에 없던 일로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21.07.13 09: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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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들만 골라서 알려주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3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방금 저희가 뉴스 통해서 전해드리기는 했지만 재건축 아파트 분양받으려면 2년 실거주해야 된다. 이 규제 없어졌다면서요.

<기자>

그동안 기사가 너무 많이 나와서 이미 벌써 적용되고 있다고 알고 계셨던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는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었는데요, 이게 어제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제가 이 정책이 발표됐었던 작년 6월 17일 기사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당시에 정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을 할 때는 2년 이상 실제 거주해야 분양권을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작년 연말까지 법을 바꾼다는 계획이었고요. 거주기간 계산은 집을 산 시점부터 조합원 분양신청 때까지로 구체적으로 정해졌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한 뒤 임대를 주고, 시세차익만 노리는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해서였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국토법안소위를 열고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개정안에서 빼기로 한 겁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이걸 갑자기 이렇게 빼기로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 중에서 주요 정책이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 규제가 시행되면 집주인이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 2년 실거주 기간을 채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세입자를 내보내고 재건축 단지에 입주하면 세입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요.

또 오래된 재건축 단지는 집이 낡아서 거주 의무까지 부여하면 사업이 아예 중단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다가 서울 강남권이나 목동 같은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곳들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중복 규제'라는 점도 감안이 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는 주거용인 경우에 2년 동안 실거주용으로만 이용해야 하고요. 이 기간에는 매매와 임대가 금지됩니다.

재건축 단지 2년 실거주 의무와 매우 비슷하죠. 이런 이유들로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서 1년 동안 법 통과가 안 되다가 결국 어제 폐기가 된 겁니다.

<앵커>

사실상 지금 얘기했던 이유들이 이 정책이 처음에 나왔을 때 다 나왔던 이야기들이잖아요. 시간만 괜히 끌다가 결국에는 애꿎은 집주인들과 세입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상황 같은데, 결국 이렇게 규제하겠다는 이유가 재건축 때문에 집값 오르는 걸 막겠다는 거였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이 규제 때문에 재건축 시장이 더 들썩였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입법이 추진된 게 작년 11월인데요, 이때부터 강남과 목동의 재건축 시장이 더욱 들썩였습니다.

작년 12월 31일 이전에 조합설립 인가 신청을 마친 단지는 이 규제에서 제외해준다는 조건이 알려지면서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같은 그동안 재건축 속도가 지지부진하던 단지들이 서둘러서 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실제로 작년 말에서 올해 초까지 강남구를 비롯해서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등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잇따라 조합설립 인가를 얻었습니다.

재건축이 속도를 내니까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걸 호재로 받아들였고요. 그래서 당시에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함께 끌어올린 거죠.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만 올리고 전세 대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앵커>

그랬었죠. 김 기자, 이제 가장 궁금한 것은 이렇게 실거주 의무 조항이 삭제가 됐으니까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한데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대체적으로 부동산 매매 시장이 갑자기 불안해지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김규정/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 시장에 혼란이 좀 있을 순 있는데 이미 강남권에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 외에는 구입이 어렵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재건축 단지 2년 실거주 조항이 없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제한 때문에 비슷한 규제를 받을 거라는 얘기인데요, 전세 시장에 대한 의견은 좀 나뉘었습니다.

아파트 전세 수급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고요. 집주인이 실거주하면 세입자의 계약이 갱신이 되지 않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이라는 게 있죠.

이것과 재건축 실거주 2년 조항이 함께 맞물리면서 이미 집주인들이 대거 입주했기 때문에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반면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강북의 재건축 단지들은 예고됐던 규제가 사라지면서 일부는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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