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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BTS · 씽씽 · 고래야 · 잠비나이의 공통점…'작은 책상' 공연

[취재파일] BTS · 씽씽 · 고래야 · 잠비나이의 공통점…'작은 책상' 공연

잠비나이, 미 NP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출연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작성 2021.07.13 09:14 수정 2021.07.13 16: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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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 씽씽 · 고래야 · 잠비나이의 공통점은?

방탄소년단이야 모르는 분들 없을 테고, 씽씽, 고래야, 잠비나이는 좀 생소하다,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 한국의 밴드 이름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라는 미국의 유명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겁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한 고래야
NPR은 미국의 공영라디오 방송이고,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NPR의 주요 음악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NPR 사무실에서 열리는 공연을 방송해왔습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밥 보일렌의 책상을 무대 삼아 공연이 열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요요마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수없이 출연했던 무대입니다.

NPR은 라디오 방송이지만,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두세 곡, 15분 전후의 짧은 공연 영상을 함께 공개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반적인 공연장이 아닌, 사무실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열리는 아담한 라이브 공연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전통적 미디어인 라디오에서 만들어낸 '혁신 콘텐츠'로 꼽히기도 하죠.

한국 뮤지션으로는 '민요 록 밴드'를 표방했던 '씽씽'이 가장 먼저 2017년에 출연했고 (▶ 무대 영상) 지난해 고래야 (▶ 무대 영상),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출연했습니다 (▶ 무대 영상). 고래야와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라 타이니 데스크 (홈) 콘서트로 진행했죠. NPR 사무실에 가서 공연할 수 없으니, 각자 있는 곳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이 영상을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그리고 현지 시각으로 지난 9일, 한국 뮤지션으로는 네 번째로 '잠비나이'가 타이니 데스크 (홈) 콘서트에 출연했습니다 (▶ 무대 영상). 잠비나이는 지난 2009년에 결성된 '포스트 록 밴드'입니다. 해금 파리 거문고의 전통악기를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과 재즈-록-펑크-메탈이 뒤섞인 새로운 음악을 해온 밴드입니다. 이일우(기타, 피리, 태평소)와 김보미(해금), 심은용(거문고), 최재혁(드럼), 유병구(베이스)로 구성돼 있죠.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네 차례 수상하고,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도 참여했으며, 미국 코첼라,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공연해왔습니다.

밴드 '잠비나이'
잠비나이는 아르떼뮤지엄 제주 전시실에서 NPR 사무실을 3D로 구현한 무대를 보여줬는데요, '소멸의 시간'과 '온다' 두 곡을 연주했습니다. 특히 제주 바다가 파도 치는 영상도 무대 배경으로 사용해 극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디스트릭트'의 작품으로 한국에서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진 영상이기도 하죠,

밥 보일렌은 SNS에 공연 영상을 링크하면서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소개하며 '맹렬함(Fierce)'라는 단어를 쓰게 될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밥 보일렌은 잠비나이를 2014년 SXSW에서, 그리고 2021년 버추얼 페스티벌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잠비나이의 강렬하고 참신한 음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잠비나이가 NPR 사무실에 직접 와서 '좀 더 수수하고 작은 (More modest and tinie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할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한다고 썼습니다.

그러고 보니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서 소개된 한국 밴드들은 '월드스타'인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전통음악의 영향이 물씬한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씽씽은 지금은 해체됐지만, 당시 멤버들은 이날치, 이희문 컴퍼니, 추다혜와 차지스 등으로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고래야와 잠비나이 역시 멤버들 중에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있죠(잠비나이의 이일우 씨는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의 수석악장으로도 활약 중인데요, 얼마 전 '시나위 일렉트로니카'라는 타이틀로, 전자음악과 국악이 만나는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전통음악과 다른 장르가 성공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고, 이게 해외 음악 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겁니다.

잠비나이의 출연을 계기로 과거 한국 뮤지션들이 출연했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영상을 다시 쭉 봤습니다. 씽씽 밴드는 이제는 해체되어 없지만, 이들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지금도 계속 찾아보고 있더라고요. 고래야도, 방탄소년단도, 명불허전의 무대를 보여줍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진행자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밥 보일렌
저는 지난해 고래야가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했을 때 밥 보일렌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 [취재파일] 한국 밴드에 반한 美 공영방송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프로듀서), 그는 당시에도 한국 전통음악과 한국 뮤지션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방탄소년단도 나오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는데, 실제로 몇 달 뒤에 방탄소년단의 타이니 데스크 (홈) 콘서트가 실현됐죠. 앞으로는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어떤 한국 뮤지션들이 출연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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