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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밴드에 반한 美공영방송 타이니데스크콘서트 프로듀서

프로듀서 밥 보일렌 "'고래야'는 평범하지 않아"

김수현 기자 shkim@sbs.co.kr

작성 2020.07.28 17:39 수정 2020.07.29 11: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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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한국밴드에 반한 美공영방송 타이니데스크콘서트 프로듀서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간판 음악 프로그램이다. 프로듀서 밥 보일렌이 2008년 워싱턴 NPR 사무실에서 열기 시작한 '작은 음악회'다.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존 레전드, 요요마, 랑랑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출연했다. 한국 뮤지션으로는 지난 2017년 밴드 '씽씽'이 처음 출연했고 [▶영상 보기], 최근 밴드 '고래야'가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서울의 고래야 사무실에서 촬영된 공연 영상은 6월 30일 NPR 채널을 통해 공개되어 전 세계 음악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 보기]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미국 라디오 방송국이 만드는 프로그램이지만, 전 세계 팬들이 즐기는 공연 영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NPR 홈페이지도 올라오지만, 구독자 426만 명인 NPR뮤직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 수천만 회를 기록한 공연 영상도 여럿이다. 나도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종종 찾아보는데, 독특한 공연 포맷도, 출연진 선정 기준도 궁금했다. 한국 밴드 고래야가 출연한 걸 계기로 프로듀서 밥 보일렌, 그리고 '고래야' 멤버들과 인터뷰를 했다. 먼저 이 글에서는 스카이프 화상 통화로 진행된 밥 보일렌의 인터뷰를 소개할 예정이다. (밥 보일렌은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도 한 방송 프로듀서로, NPR에서 'All Songs Considered' 'Tiny Desk Concert' 등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화상 인터뷰] 밥 보일렌
Q.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방송국 사무실에서 열린다.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을 왜 시작했나?
A. 뮤지션의 삶이 특별한 건 항상 도전한다는 점이다.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일도 하는 것이고.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이상한(awkward)' 장소에서, 햇빛이 드는 한낮에, 소리를 키워주는 커다란 스피커도 없이, 공연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뮤지션들에게는 좀 불편한 환경이고, 그래서 평소 무대에서 하던 것과는 다른 사운드를 내게 된다. 청중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을 출연자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 나는 이게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누구 책상인가?
A. 워싱턴 NPR 사무실의 내 책상이다. 내 책상에서 펼쳐지는 공연 시리즈인 셈이다. 나는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타이니 데스크 유닛'이라는 밴드에서 신시사이저를 연주했는데, 그 밴드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

Q. 출연자들은 이런 포맷을 좋아하나?
A. 사실 처음에는 불편하고 기묘한(uncomfortable and weird) 느낌일 수도 있겠다. 우리는 뮤지션들에게 평소 같으면 하지 않았을 뭔가를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물론 항상 편안하지만은 않겠지만, 공연을 끝내고 나면 출연자들이 활짝 웃고, 행복해한다. 그들은 도전을 즐긴 것이다.

Q. 출연자 선정 기준은?
A. 나는 NPR에서 일하고, NPR뮤직은 다양한 음악 취향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룰'은 누구든 NPR뮤직의 동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을 무대에 세우는 것이다. 지명도나 비용 같은 건 이야기하지 않는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믿고 좋아하는 뮤지션이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의 주인공이 된다. 우리는 취향이 다양하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도, 록 음악 애호가도 있다. 좋아하는 음악의 폭이 아주 넓다. 우리의 룰은 아주 잘 작동되어 왔다.

Q. 한국 밴드로는 씽씽이 처음 출연했고, 최근에 고래야도 출연했다. 이들은 어떻게 알게 됐나?
A. 미국 뉴욕에는 글로벌 페스트라는 음악 축제가 있다. 하룻밤에 전 세계에서 온 밴드 12팀이 출연했다. 거기서 씽씽을 봤고, 션 최(미국에서 한국 음악을 소개하는 '소리 에이전시'를 운영 중인 최성우 씨를 말한다. 소리 에이전시는 블랙스트링, 노름마치, 이희문과 프렐류드, 악단광칠, 나무 등 한국 뮤지션들을 북미 무대에 소개해왔다)를 만나 친구가 되었다. 션이 한국 밴드들을 미국에 초청하는 걸 도와줬다.

처음 씽씽의 연주를 봤을 때 정말 좋았다. 그래서 바로 와서 연주해달라고 했다. 사실 미국 사람들이 씽씽을 내가 좋아했던 것처럼 그렇게 좋아할지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씽씽을 좋아하더라.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끝나고 반응이 환상적이었다.

고래야 역시 션이 소개해 준 밴드인데, 고래야도 아주 좋아한다. 그들의 음악은 평범하지 않다. 나한테 친숙한 록이나 사이키델릭의 요소가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남미 음악 같다가, 아프리카 음악 같다가, 또 한국적이기도 하고. 마치 전 세계에서 온 음악 같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신이 난다.

[화상 인터뷰] 밥 보일렌
Q. 공교롭게도 두 밴드 다 한국 전통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한국 전통음악은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음악일 텐데, 들을 때 느낌이 어떤가.
A. 나는 한국 전통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좀 더 많이 알고 싶다. 한국 전통 현악기와 타악기의 소리를 좋아한다. 굉장히 아름답다.

Q. 또 다른 출연 후보 한국 팀은 없나? K팝 그룹들은 어떤가?
A. 사실 5월에 BTS가 미국에 오면 우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기를 바랐다. 우리 스태프 중에 BTS 출연을 추진해온 사람이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상황이 바뀌어버렸다. 아직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K팝이 나온 적은 없는데, 우리는 K팝에 미쳐있다. K팝 뮤지션들도 나오면 좋겠다.

Q. 요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홈 콘서트'로 열리고 있는데, 언제 다시 방송국에서 할 수 있을까
A. 지금 우리는 1주에 3-4편 정도의 '타이니 데스크 홈 콘서트'를 진행한다. 방송국에 갈 수 없으니까 그런 건데, 언제 다시 방송국에서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안 좋아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으니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려야지. 빨리 다시 한국과 전 세계 뮤지션들이 워싱턴의 내 책상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

Q. 코로나19 때문에 음악산업이 위축되어 있는데, 뮤지션이자 뮤직 프로듀서로서 요즘 어떤 생각을 하나?
A. 걱정이 많다. 뮤지션들이 공연하던 클럽이나 콘서트홀 같은 곳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하지만 '창조적인 사람들'은 뭔가 한계에 맞닥뜨리면 새로운 걸 생각해 낸다. 지금도 조금씩 새로운 시도가 보이는데, 뮤지션들이 인터넷을 통해 합주를 하는 것도 한 예가 될 것 같고. 하지만 이건 단지 '시작'일뿐이다. 그들은 창작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요즘 슬프기도 하지만, 기대에 차 있기도 하다. 그리고 '라이브' 뮤직이 정말 그립다.

Q.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연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 대부분 무료지만 유료 공연도 있다. 사람들은 어떤 온라인 공연에 지갑을 연다고 생각하나?
A. 뭔가 특별하고 친밀한 것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집에 앉아서,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신나고, 사적인(memorable, exciting, personal) 것을 보고 싶어 하고, 기꺼이 이런 콘텐츠에 돈은 낸다. 나도 그랬다. 온라인 공연을 몇 편 돈 내고 봤는데, 어떤 식으로든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한다. 사운드가 좋아야 하고,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 인스타그램 콘서트를 몇 편 봤는데 사운드도 안 좋고 영상도 별로였다.

Q. 그동안 봤던 온라인 공연 중에 좋았던 걸 소개해 줄 수 있나
A. 앤젤 올슨이라는 미국 싱어송라이터의 온라인 공연이 좋았다. 앤젤 올슨의 집 거실에 피아노를 놓고 하는 홈 콘서트였다. 1시간 정도 되는 공연에 12달러를 관람료로 내고 봤다. 관객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뮤지션이 대부분의 수입을 갖게 된다는 점이 좋다. 뮤지션도 어떻게든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 요즘은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거지.

사실 뮤지션들은 음원 스트리밍으로는 별로 돈을 벌지 못한다. 플랫폼에서 지불하는 돈이 얼마 안 된다. 콘서트나 투어공연을 하면서 티셔츠나 음반을 파는 게 뮤지션들이 돈을 버는 방식이었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이 계속 창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Q.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페스티벌도 있던데, 소개해 달라
A. 원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NPR 건물 안에서 열리니까 일반 관객들은 현장에서 볼 수 없다. 며칠 동안 열리는 타이니 데스크 페스트는 NPR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관객들이 티켓을 사서 방송국에 공연을 보러 오고, 공연 실황은 라이브 스트리밍한다. 올해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

Q. 타이니 데스크 콘테스트는?
A. 6년 동안 해왔다. 미국 전역의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담은 비디오를 보내온다. 약 6천 명의 후보자 중에서 한 명을 골라서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출연 기회를 준다. (6천 명이나? 심사 힘들겠다) 심사하는 데 몇 달 걸린다. 올해의 우승자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Q. 콘서트가 페스티벌과 콘테스트로 확장되었고,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이제 한국에서도 많은 음악 팬들이 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 이런 걸 예상했나?
A. 전혀. 이렇게 인기를 얻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리고 한국 기자가 내 책상에 대해 질문을 해올 줄도 몰랐다. 정말 행복하다.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보고, 그전에 몰랐던 밴드에 대해서 알게 되고,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밴드에 대해 알게 되고, 전혀 듣지 않았을 음악을 듣게 되는 것. 정말 멋지고 특별한 일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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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연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밥 보일렌 스스로도 얘기했지만,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일반적인 공연과는 다른 포맷으로 보는 재미를 준다. 방송국 사무실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포맷도 그렇거니와, 미국 청중 입장에서는 경계를 넘어 한국 밴드의 음악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일반적인 공연과는 차별적인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이 계속 새로운 공연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 팀 출연 여부를 떠나서라도, 계속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를 지켜보게 될 것 같다. (다음 편에는 고래야 얘기를 좀 더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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