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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초통령' 게임에 성인인증 등장한 이유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에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이 논란이 되고 있어요. (마인크래프트 한번 들어보셨나요?) 저희 딸이 초등학생이라서 이야기하는 건 들어봤습니다.

<기자>

'초통령 게임'이라고 부를 정도로 어린아이들이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딩이나 디자인 같은 개발의 기초를 이 게임을 하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북미와 유럽에서는 어린 아동들의 절반 이상이 마인크래프트를 할 만큼 교육용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억 건이나 되고요. 월 1회 이용자가 1억 4천만 명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청와대가 어린이날을 축하하고 또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이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마인크래프트는 어린이들을 위한 건전한 게임이고요, 국내에선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데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이런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한국 이용자의 경우 PC용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건데요, 게임기용은 처음부터 19세 이상만 쓸 수 있었는데, 이번에 PC용도 똑같이 바뀌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지금 제가 이해를 잘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마인크래프트가 어린이용 게임이라면서요. 건전하기도 하고. 그리고 만 12세 이상 게임인데, 그런데 왜 성인들만 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 배경에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적용을 받고 있는 '셧다운제'가 있습니다.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을 할 수 없게 하는 제도입니다.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를 인수하면서 계정 관리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한국의 복잡한 셧다운제를 적용하면 서버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마인크래프트의 국내 이용 등급인 '12세 이상'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니고요. 아예 19세 미만은 모두 이용하지 못하도록 일괄적으로 막은 거죠.

그렇다고 지금 당장 19세 이상만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기존 이용자들의 경우엔 아직 성인 인증 없이 게임을 할 수 있고요.

'자바 에디션'을 새로 구입하는 경우에만 성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또 모바일용 마인크래프트는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아니라서 연령 제한을 피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셧다운제 때문이라는 거군요. 그런데 이게 효과가 있습니까? 좀 오랫동안 시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이 셧다운제 시행된 지 벌써 10년째가 됐습니다. 지난 2011년에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또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서 도입했지만,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셧다운제는 PC 게임에만 적용이 됩니다. 모바일이나 태블릿에서 하는 게임은 자정 이후에 미성년자가 게임을 해도 중단이 되지가 않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중에 91%가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었고요. PC게임을 하는 비율은 59%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청소년이 부모 명의로 이 게임을 하거나, VPN이라고 불리는 가상사설망을 이용해서 해외에서 접속한 것처럼 우회만 해도 쉽게 셧다운제를 피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도입 취지와 달리 효과도 그리 크지가 않습니다. 2019년 조사에서 셧다운제 때문에 늘어난 청소년 수면시간은 고작 1분 30초에 그친 걸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결국에는 셧다운제 도입 취지는 나쁘지 않은 거잖아요. 청소년들을 위한 거니까, 그런데 현실에서 이렇게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올만해요.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 여가부에서 보도 자료를 하나 냈습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 논란과 게임 이용 환경 변화를 감안해서 제도 개선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여가부는 부모가 요청하면 셧다운제 적용을 제외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는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셧다운제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앞서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가 되기는 했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폐기 됐거든요. 그래서 이번 개정안도 통과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이번 마인크래프트 사태가 반짝 이슈로 끝나지 않고 셧다운제를 개선하는 결과까지 이끌어 내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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