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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기업 분할은 주가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앵커>

어려운 경제를 쉽게 풀어주는 시간입니다. 친절한 경제 시간 오늘(11일)도 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SK텔레콤이 회사를 인적 분할한다고 하는데 말이 너무 어려워요. 이게 무슨 말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기업 분할은 원래 한 개였던 기업을 두 개 이상으로 쪼개는 걸 말합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너무 커지겠죠. 또 오히려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부를 나눠서 몸집을 가볍게 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할의 종류에는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먼저 인적 분할은 흔히 수평적인 분할이라고 말합니다. 두 회사가 똑같이 법적으로 독립된 법인이 되는 겁니다.

이번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와 11번가 등을 따로 떼어내서 신설 투자 회사를 만드는데요, 이 회사는 인적 분할 후에 곧바로 주식 시장에 상장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물적 분할은 새로 만든 회사를 수직적으로 분할합니다. 모회사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를 새로 두는 건데요, 최근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을, 또 만도도 자율주행 사업 분야를 물적 분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들으니까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게 내가 만약에 SKT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예요. 그러면 이렇게 회사가 속된 말로 쪼개지잖아요. 그럼 내 주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어제 SK텔레콤이 인적 분할 결의를 했는데요, 분할 비율이 존속회사인 SK텔레콤이 0.6 정도이고, 새로 만들어진 회사가 0.39 정도입니다.

SK텔레콤 주주는 이 비율대로 앞으로 주식을 나눠 갖게 되는데요, 그런데 SK텔레콤이 주식을 5분의 1로 쪼개는 액면 분할도 함께 하면서 이것까지 같이 고려를 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SK텔레콤 주식 20주를 갖고 있는 주주라면 우선 액면분할 때문에 5배 늘어난 100주를 갖게 되고요.

여기에 제가 앞서 말씀드린 분할비율에 따라서 존속회사 주식 60주와 신설회사 주식 39주를 받게 됩니다.

소수점 이하로 떨어지는 부분은 상장되는 날 종가로 환산해서 현금으로 지급을 받게 되고요.

분할되는 건 올해 11월 1일이거든요, 10월 26일부터 11월 26일 한 달 동안은 기업의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되고요. 11월 29일에 상장이 됩니다.

주주의 주식이 나뉘게 되는 건 상장이 되는 날이고요. 10월 26일 이전에 주식을 산 주주라면 누구든 11월 29일에는 주식이 모두 나뉘게 됩니다.

반면에 LG화학이나 만도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은 그대로 기존 회사의 주식만 소유하게 되고요. 신설회사 주식은 간접적으로만 보유하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이 둘 중에 어떤 방식이 주주들에게 조금 더 유리한 겁니까?

<기자>

통상적으로 물적 분할은 기업에게 유리하다고 말하고요, 인적 분할은 소액 주주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적 분할을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요.

자회사 IPO를 통해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모회사는 주력 사업이 이탈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거든요.

모회사 주식만 갖게 되는 주주들은 이 위험성을 그대로 감수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해 LG화학이 물적 분할을 결정했을 때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LG화학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던 이유가 배터리 사업 때문인데, 물적 분할을 하면 자회사가 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한 주도 받을 수 없습니다.

또 최근에 만도 역시 자율주행 사업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모회사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거라는 우려 때문에 어제 주가가 11% 넘게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SK텔레콤은 기업에게 불리한 인적 분할을 할까요?

SK텔레콤에 한번 직접 물어봤더니 주주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장기적으로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려면 인적 분할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오늘 김 기자 설명 쭉 듣다가 보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할 건 그럼 SKT같이 분할된 기업 주식들 사 두면 오를까 싶으실 텐데, 예측하기 정말 어렵겠지만 한번 예상해 보면 시장에서는 어떤 예상들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기업분할은 장기적으로 보면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이런 평가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분할 결정 뒤 1년 이후부터 이 효과가 나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논문에서 인적 분할을 공시한 99개 기업의 주가를 분석했는데요, 상장 3개월에 8.72%, 그리고 1년 후에 19% 정도 상승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다른 업종으로 분사할 때, 또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코스닥 상장 기업일수록 주주가치는 더 크게 증가했고요.

반면에 물적 분할은 분할 이후에 주주가 보유하는 주식 수나 내용에 변동이 없다, 이렇게 앞서 설명드렸죠.

또 신설 회사에 대한 주주의 지배력이 약해지는 이유들 때문에 인적 분할 보다는 주가 상승효과가 적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통계이고요. 기업마다 경영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투자할 때는 전체적인 기업 가치를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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