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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코인판이 들썩…머스크 처벌 못 하나?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7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 가상화폐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하는데, '도지코인' 이것이 일론 머스크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된 코인의 한 종류잖아요. 그런데 도지코인이 개를 형상화한 것이잖아요. 이런 동물 이름 붙인 가상화폐들이 정말 많이 생기고 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 코인 시장이 '동물 농장'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때문에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하니까 이것을 모방한 코인들이 여러 개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제 많이들 아시죠. 도지코인은 일본의 반려견인 '시바견'을 밈으로 했습니다. 이 도지코인과 이름까지 비슷한 '도지파더', '도지문', '도지파티' 등이 발행됐고요. 푸들, 차우차우, 또 허스키 같은 반려견 코인도 많습니다.

이외에도 고양이 코인인 캣츠코인, 캣코인, 또 고릴라나 돼지, 염소 같은 갖가지 동물에서 따온 코인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코인들 가격은 갑자기 급등했다가 또 이유도 없이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그리고 제가 이 코인들의 최근 일주일 동안의 가격을 검색해봤는데, 대부분 다 수십% 급락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나라 진돗개를 또 이렇게 모티브로 한 '진도지코인'이라는 것도 있다는데 이 개발자가 먹튀했다, 이런 논란도 있다면서요?

<기자>

예상하시겠지만 이 진도지 코인은 한국의 진돗개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지난 11일 발행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틀 만인 13일 오전 1시에 개발자가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코인을 한 번에 팔아 치웠습니다.

그 때문에 가격이 97%나 급락했고요. 진도지코인이 운영하던 SNS 계정도 모두 폐쇄가 된 상태고요, 개발자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사실 적지 않은가 봅니다. 이것을 지칭하는 '러그풀'이라는 단어까지 있는데요, '카펫을 갑자기 당겨서 밥상을 엎는다' 이런 의미입니다.

아직 피해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개발자가 의도적으로 물량을 낮은 가격에 팔고 사라진 것으로 보이고요. 일부에서는 사기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도지코인이 급상승한 것을 보고 비슷한 알트코인에 투자해서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러니까 방금 이야기한 알트코인이라는 것이 흔히 '잡코인'이라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유독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가상화폐 이야기하면 이 인물 정말 뺄 수 없을 것 같은데, 머스크 이야기를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머스크가 한마디 하면 가격이 오르고, 또 한마디 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머스크에 대한 비난도 많이 일고 있죠, 지금.

<기자>

오늘 아침에도 갑자기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겠다고 갑자기 발표를 하기도 했고요, 또 얼마 전에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사는 것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비트코인을 채굴할 때 전기가 대규모로 소비돼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때문에 전기가 많이 사용된다는 것은 그동안 잘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에 "왜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머스크에 대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고요,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먼저 팔아서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앞으로 2분기 실적을 7월에 발표하는데, 이때 비트코인 거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사이 테슬라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순매도로 돌아섰고요. 머스크 자산도 수십조 원 증발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 기자, 궁금한 것이 머스크가 이렇게 하는 말들이 정말 시세에 큰 영향을 주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잖아요. 그러면 이런 행동하면 처벌할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처벌이 안 되는 것입니까?

<기자>

우선 최근에 머스크가 한 방송에서 출연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에 걸렸다면서 "내가 가끔 SNS에 이상한 게시물을 올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발언 역시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머스크를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처럼 시세 교란 등을 처벌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 머스크가 실제로 조사나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국회에서 가상화폐의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처벌하는 제정안을 조만간 발의한다고 합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보면, 주식처럼 시세 조종행위나 거짓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유인하는 행위 등이 처벌되고요, 미등록 영업행위나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이용하는 행위도 금지가 됩니다.

이 규제가 가상자산 시장을 얼마나 투명하고 건강하게 바꿀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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